카카오메이커스가 너나 없이 ‘빠른 배송’을 추구하는 커머스시장에서 남다른 사업모델로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5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주문생산 방식의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가 카카오의 커머스사업부문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PC웹 등을 통해 주문형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2월 카카오의 ‘사회공헌(소셜임팩트)’사업으로 출범한 뒤 2017년 3월 사업을 확장하고 자회사로 독립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커머스사업은 최근 2년 동안 분기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30% 넘게 늘어나며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카카오메이커스는 아직은 카카오 커머스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성장성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2018년 카카오는 커머스사업부문에서 매출 3176억 원을 거뒀다. 이 가운데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46%, 카카오메이커스는 1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주문생산 방식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상품 가격은 보통 재고분을 고려해 형성되는데 카카오메이커스는 공동주문 시스템으로 주문을 먼저 받고 주문받은 만큼만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더라도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대량생산 공산품 대신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제품들을 판매한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메이커스는 2018년 약 540억 원의 매출을 냈다. 카카오메이커스의 주문생산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 수는 2017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고 거래액과 매출도 100%를 웃도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카카오메이커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제조회사 및 창작자는 모두 1645곳, 재고 없이 주문제작된 제품은 364만6102개, 주문생산에 동참한 소비자 수는 78만5338명에 이른다.
주문 성공률도 97%로 매우 높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최근 자체브랜드(PB)를 내놓으며 수익모델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3월 자체브랜드 ‘메이커스 프라임’을 내놨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기획한 제품을 카카오메이커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메이커스 프라임의 첫 상품은 청바지였다.
3월11일 오후 5시부터 ‘두가지 기장 히든밴딩 데님’이란 이름으로 판매된 프라임 청바지는 최대 주문수량 500개에 도달해 12일 오전 판매가 종료됐다. 최소 주문수량은 200장이었다.
카카오메이커스 관계자는 “메이커 스프라임은 재고 없는 생산을 통한 제조업의 혁신을 추구하는 카카오메이커스의 미션 실행의 하나로 시작한 브랜드”라며 “청바지 등 의류 부문을 중심으로 상품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메이커스의 자체브랜드 출시를 두고는 소비자와 제조회사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인 카카오메이커스가 자체적으로 상품을 내놓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플랫폼 운영자의 자체 상품이 아무래도 경쟁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이사는 2018년 12월5일 인터넷기업인의 밤에서 카카오메이커스를 소개하며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온라인 커머스시장이 빠른 배송 시대로 가고 있지만 카카오메이커스는 주문하고 나서 잊을만할 때 쯤 배송받는 플랫폼"이라며 "마케팅도 카카오메이커스가 해주고 있고 생산자들이 여유롭게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