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 '너의 목소리가 보여' 포맷 판매해 콘텐츠 수출 길 넓혀

▲ 미국에서 방영된 '배러 레이트 댄 네버'.

CJENM이 콘텐츠 ‘포맷 판매’를 통해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7일 미국 리서치회사 K7 Media가 최근 4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프로그램 포맷을 집계한 결과 CJENM의 예능 ‘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9위에 올랐다. 한국방송 기준으로는 최다 판매 기록을 냈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Mnet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으로 노래 부르는 사람의 모습만을 보고 가수인지 음치인지를 판별하는 음악 예능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는 2% 정도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포맷 판매’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포맷 판매란 예능, 드라마 등 콘텐츠 기획, 구성, 제작 방식 등을 판매하는 것이다. 포맷만 구입해 현지에 맞게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으로 제작 과정에 원래 제작자가 조언을 하기도 한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의 포맷은 아시아와 동유럽권에서 높은 인기를 보였다. 재구성된 콘텐츠는 필리핀에서 최고 시청률 53%를 보였고 불가리아에서는 평균 시청률 30%를 보이면서 국민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이 포맷은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루마니아, 캄보디아, 슬로바키아 등 세계 9개 나라에 팔렸으며 2016년 국제 에미상 예능부문 후보작에 선정됐다. 지난해 ‘2018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한류부문 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콘텐츠 포맷을 세계에 판매할 수 있게 된 데는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예능, 드라마 등 콘텐츠 포맷을 일컬어 ‘K포맷’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K포맷은 기존에 아시아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보였는데 CJENM이 ‘꽃보다 할배’ 포맷을 수출하면서 북미, 유럽 지역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꽃보다 할배는 tvN에서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으로 4명의 노인과 1명의 젊은 짐꾼이 여행을 떠나는 ‘황혼의 배낭여행’ 콘셉트로 제작됐다. 나영석 PD가 연출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다. 

꽃보다 할배의 포맷은 미국, 이탈리아, 터키,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폴란드, 프랑스 등 11개 이상의 국가에 수출됐다. 

CJENM 관계자는 “가장 높은 인기를 보인 포맷은 꽃보다 할배”라며 “기존에는 자막만 현지에 맞게 번역해서 수출했다면 이제는 포맷인 뼈대만 판매를 하고 배우, 지역 등 모든 부분을 현지화하고 이런 제작 과정에 원래 제작자가 도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꽃보다 할배는 한국 예능 포맷으로는 처음으로 미국에 수출됐으며 미국 지상파 방송국에서 정규시즌, 프라임타임에 편성됐다. NBC에서 ‘베러 레이트 댄 네버’로 방영돼 2017년 시즌1이 방영됐고 지난해 시즌2가 방영됐다. 2월 방영된 시즌2의 마지막 회는 미국에서 531만 명이 시청했다. 

북미뿐 아니라 터키, 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까지 인기를 보이면서 꽃보다 할배 포맷의 수출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터키에서는 7대 지상파 가운데 하나인 쇼티비에서 방영됐으며 2017년 기준으로 터키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는 국영방송사 라이2에서 방영됐고 현지 언론에서 보도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K포맷 수출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8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K포맷 수출 비중은 2014년 기준으로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16%를 차지했으나 2016년 22%로 늘어나면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 보고서에서 “K포맷의 수출은 6년 동안 50배 증가했다”며 “저작권 협의 없이 포맷을 베껴가던 중국시장도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포맷을 수입하기 시작했고 K포맷의 관심이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돼 세계에서 한국 포맷의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