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애플 의존도 낮추기’라는 LG이노텍의 오랜 과제를 풀 수 있을까?
정 사장은 최근 LG이노텍을 맡아 새 아이폰의 판매 부진에 따라 LG이노텍 실적도 낮아질 가능성을 놓고 속앓이를 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판소재사업에서 애플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을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이 호조를 보여 애플 아이폰의 판매에 실적이 좌우되는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불안정한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시작했다.
LG이노텍은 2017년까지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거둬왔다.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스마트폰에 장착되는 카메라 모듈 등을 개발, 생산하는 사업부로 영업이익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런 수익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LG이노텍은 2018년 상반기에 광학솔루션사업부에서 적자 118억 원을 봤지만 기판소재사업부에서는 흑자 494억 원을 냈다.
애플 신제품 아이폰 효과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올해 3분기에도 기판소재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65.7%에 이르렀다. 3분기 기판소재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213억 원으로 2017년 기판소재 사업부 전체 영업이익인 941억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정 사장은 이런 기판소재사업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 애플에 편중된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아이폰 사업 추이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이 요동쳤기 때문에 ‘애플 리스크’ 해소는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정 사장은 LG반도체와 LG디스플레이, LG화학을 거치면서 기판사업과 관련된 경험을 두루 거친 인물로 기판소재사업의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에서 일했던 이력이 눈에 띈다.
기판산업은 정보통신(IT)과 디스플레이, 반도체 시장의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기판의 핵심 부품인 테이프서브스트레이트와 포토마스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LG이노텍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LG이노텍 LG전자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올레드TV용 테이프서브스트레이트와 포토마스크를 공급한다.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일할 당시 올레드(OLED) 패널의 생산 기반을 직접 다졌다는 점에서 올레드사업 이해도와 전문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을 역임했을 때도 유리기판과 올레드 재료, 반도체 소재 등의 생산, 판매를 맡아 소재사업과 기판, 디스플레이사업 등에 잔뼈가 굵다.
소재부품 전문경연인으로써 역량을 십분 발휘해 성장이 기대되는 기판소재사업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LG전자의 올레드 TV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점도 정 사장에게는 호재다.
LG이노텍은 관계자는 “정 사장의 B2B(기업간 거래)사업 경험과 통찰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정 사장은 기판소재사업 등 LG이노텍 미래 성장사업의 기반을 한층 강화하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