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가운데)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사장 12명이 2017년 11월30일 신한카드 사옥 이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한카드>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12곳의 사장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 것을 계기로 인적쇄신을 위해 세대교체를 실시할까.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지킬 것으로 점쳐지던 계열사 사장들 가운데 일부가 최근 ‘신한사태’와 ‘남산 3억 원 사건’ 등에 휘말리면서 변수가 생겼다는 말이 나온다.
‘
조용병 체제’에서 보직을 맡은 그룹 부문장들도 톡톡한 성과를 거둔 만큼 차기 계열사 사장 자리를 놓고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 계열사 CEO 12명 임기 만료 앞둬, 조용병 인적쇄신 선택하나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13곳 가운데 12곳 최고경영자가 내년 3월에 임기를 마친다.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설영오 신한캐피탈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 유동욱 신한DS 사장, 이신기 신한아이타스 사장, 윤승욱 신한신용정보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등이다.
올해 3월에 첫 임기를 시작한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는 일반적으로 ‘2년+1년’이다. 임기 2년을 보장하고 그 뒤 추가로 1년을 연임시키는 방식으로 초반 임기 2년 동안 ‘큰 사건’이 없으면 통상적으로 임기 3년이 보장된다.
성과에 따라 4년 임기를 채우는 사례도 있지만 5년째 자리를 지키는 CEO는 거의 없다.
이 잣대를 들이대면 임기 4년을 지낸
민정기 사장과
김영표 사장 등은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점쳐진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3월 사장단 인사에서 임기가 끝난 계열사 최고경영자 6명 가운데 5명을 연임시키며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던 만큼 내년 인사에서는 대규모 인사이동을 꾀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이 회장에 오른 지 1년7개월여가 지나며 3년 임기의 절반을 넘긴 만큼 남은 시간에 뚜렷한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해서 대규모 ‘세대교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임기 3년을 마무리하는
이병찬 사장과
설영오 사장, 이신기 사장 등도 자리를 떠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내년 3월에 임기 2년차를 마무리하는
위성호 행장과
임영진 사장, 김형진 사장, 윤승욱 사장 등은 1년 임기 연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최근 ‘신한사태’와 관련해 위증 및 남산 3억 원 사건 등이 수면 위로 오르면서 변수가 생겼다.
큰 관련성이 없는
임영진 사장과 윤승욱 사장과 달리
위성호 행장과 김형진 사장 등은 이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내년 3월에 임기 2년을 마치지 않는 유동욱 사장과 김희송 사장, 남궁훈 사장 등은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진다.
◆ 이동환 허영택 김병철 이창구, 차기 CEO 후보군으로 급부상하나
조 회장이 도입한 그룹 협업체계가 안작하는 데 공로가 큰 각 그룹 부문장들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린다.
▲ 이동환 그룹GIB사업부문장(왼쪽부터), 허영택 그룹글로벌사업부문장, 김병철 그룹투자운용사업부문장, 이창구 그룹WM사업부문장. |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협업체계를 꾸려 GIB(글로벌투자금융)사업부문과 WM(자산관리)사업부문, 글로벌사업부문, 투자운용사업부문을 다루고 있다.
이동환 그룹GIB사업부문장과 허영택 그룹글로벌사업부문장, 김병철 그룹투자운용사업부문장, 이창구 그룹WM사업부문장 등이 각 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데 모두 12월 말에 임기를 마친다.
이들은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등을 겸직하며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톡톡한 역할을 했다.
각 계열사 대표이사와 견줘 공로가 결코 뒤처지지 않는 만큼 이들의 거취에 따라 연쇄적으로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의 인사 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룹 협업체계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어 당장 부문장들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은 낮지만 올해 첫 성과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평가 결과에 따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 후보군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내년 2월에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꾸려진 뒤에 본격적으로 논의될 사항으로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