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렌탈이 무약정계약 정수기까지 출시하며 계정 수를 확보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일반적으로 정수기 렌탈 서비스는 3~5년가량 의무 계약기간이 있어 중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사용자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웅진렌탈은 언제 해지하든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되는 무약정계약 정수기를 9월 초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웅진렌탈은 무약정계약 정수기를 최근 한 달 동안 1천여 건 정도 판매했다. 웅진렌탈 전체 계정 수에 비춰보면 적지만 첫 달 성적치고는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렌탈의 무약정계약 정수기를 놓고 업계에서는 ‘파격적’이라고 평가한다.
웅진렌탈 등 렌탈회사는 고객이 제품 사용계약을 해지하면 해당 제품을 다른 고객에게 빌려줄 수 없어 폐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렌탈회사들이 손실을 보지 않는 수준에서 의무계약 기간을 둔 것인데 웅진렌탈은 손실 가능성을 떠안아가며 무약정계약 정수기를 출시한 것이다.
웅진렌탈이 올해 목표했던 10만 계정을 확보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고육지책을 쓴 것일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렌탈이 출범한 뒤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렌탈시장의 판매 성수기라서 계정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히지만 하반기부터 렌탈 계정의 확대 속도가 느려졌다”고 말했다.
웅진렌탈은 3월 출범한 뒤 현재까지 5만 계정 이상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3만 계정 정도가 올해 상반기에 확보된 것이다.
웅진렌탈 관계자는 “대기업이 만든 렌탈회사도 5만 계정을 확보하는 데 1년6개월 이상이 걸렸다”며 “이런 점에 비춰보면 웅진렌탈의 계정 수 확보 속도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웅진렌탈은 방문판매(케어스타) 인력을 확충하는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웅진렌탈은 올해 말까지 케어스타 인력을 모두 1천 명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는데 지금까지 모두 700여 명의 인력을 확보했다,
렌탈업계에서 방문판매 인력을 1천 명 모으는 데 4~5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속도가 빠른 편이라는 것이다.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염두에 두고 렌탈사업을 진행할 기반을 서둘러 다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코웨이를 인수해서 렌탈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는 게 아니라 자체적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코웨이를 끌어안아 명실상부 국내 1위 렌탈사업자로서 자리를 굳히겠다는 것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코웨이를 인수하면 방문판매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웅진씽크빅과 시너지가 난다”며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품는다면 웅진렌탈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주요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출산율 감소 등으로 학습지, 전집 방문판매사업의 성장성이 나빠졌다. 이 때문에 추가적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데 코웨이와 웅진렌탈 등 방문판매 사업은 웅진씽크빅과 판매·유통 플랫폼, 고객 기반을 공유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웅진렌탈과도 규모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다고 웅진그룹 측은 바라본다. 콜센터와 물류센터 등을 공유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웅진그룹이 가전 렌탈시장을 사실상 만든 만큼 노하우와 비전이 있다”며 “웅진렌탈과 코웨이의 렌탈제품이 겹쳐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시선과 달리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