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가 9월 안으로 상속세를 모두 내고 3세 경영의 닻을 올린다.

이제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된 만큼 이 대표는 특수강사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상속세 완납' 이태성, 세아베스틸 위기 넘어야 한다

이태성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부사장.


10일 세아홀딩스에 따르면 이 대표는 30일 국세청에 상속세 300억가량을 납부한다.

이 대표는 2013년 9월부터 매년 1회 상속세를 분할해 납부해왔는데 이달 납부를 끝으로 1500억 원에 이르는 상속세를 모두 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사촌인 이주성 세아제강 대표이사와 독립 경영체제도 굳어졌다.

이 대표가 상속세를 내는 데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세아지강 지분을 팔아 마련하는 대신 세아홀딩스 지분을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세아제강 지분은 2013년 10.74%에서 현재 4.2%로 줄어든 반면 세아홀딩스 지분은 26.36%에서 35.12%로 늘었다.

이 대표가 세아홀딩스를 맡고 이주성 대표가 세아제강을 맡는 ‘사촌 경영’ 형태로 교통정리가 된 셈이다.

세아그룹의 주요 사업은 특수강과 강관·판재사업으로 축이 나뉘는데 세아홀딩스는 특수강 부문의 지주회사다. 세아홀딩스 밑으로는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 세아특수강 등이 병렬적으로 연결됐다.

이 대표는 5년 동안 끌어온 상속세의 무거운 짐을 벗은 만큼 특수강부문의 성장전략을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16년부터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를 맡다가 올해 3월 세아홀딩스 대표이사에 올랐다. 

가장 중요한 현안은 해외 판매처를 확보하는 일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지부진한 데다 현대제철이 특수강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면서 세아홀딩스의 가장 핵심 자회사인 세아베스틸이 위기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은 2010년대 초반까지 국내 특수강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4년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고 설비를 증설에 세아베스틸의 아성에 도전하면서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와 관련된 철강제품에서 꾸준히 수직계열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당진 특수강공장의 가동률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면서 연간 100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용 특수강 제품 생산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로서는 마음이 급할 수 있다. 세아베스틸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현대기아차에서 내는데 이 특수강 물량을 결국에는 현대체철에 모두 넘겨주게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철스크랩 등 원재료 가격도 오르고 있어 더이상 내수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 됐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세아베스틸은 경쟁사의 특수강시장 진입과 자동차 등 핵심 전방산업의 경기 악화로 내년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2016년 세아베스틸 CEO로 취임했을 때부터 해외거점 확보에 힘써왔는데 이런 노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세아베스틸에서 마케팅 조직을 정비하고 유럽과 일본의 주요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 영업활동을 펼쳤다. 실제로 세아베스틸의 수출 비중은 2015년 10% 초반대에서 지난해 17.8%로 뛰었다.

현재 캐나다, 중남미 등의 자동차 부품사에 특수강소재 등을 공급하고 아시아 등으로 수출지역을 더욱 넓히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