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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23일(현지시각) 네덜란드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북핵 공조 등을 논의했다. <뉴시스> |
“한국과 중국은 진정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박근혜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첫 번째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났다. 취임 이후 시진핑 주석을 만난 것이 벌써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헤이그에 도착하자마자 시 주석의 숙소를 직접 찾아갔다. 예정 시간을 초과해 대화를 나누는 등 양국 정상의 관계가 돋보인 회담이었다.
박 대통령은 23일 오후(현지시각) 시 주석의 숙소인 네덜란드 안지 반 오라녜 호텔을 찾아갔다. 두 국가 정상은 예정된 회담 시간 30분의 두 배인 한 시간 남짓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된 안보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확실히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또 시 주석은 “중국 측 방식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유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에도 힘을 실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회담에서 시 주석은 “남북 양국이 자주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을 실현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박 대통령에게 남북통일에 대한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설립을 준비하는 등 통일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나름의 화답을 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인사말에서 “작년 중국 방문 이후 벌써 네 번째 시 주석과 만나게 됐다”며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하얼빈에 세워진 안중근 기념관 설립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시 주석은 28일 중국군 유해 400여 구를 반환하기로 한 것에 대해 감사했다.
이번 회담은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앞서 3국 정상회담에서 배제된 듯한 모양새인 중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배려해서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는 의견도 많다.
박 대통령이 우리나라와 중국이 진정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의미다. 그는 북핵과 과거사 등 동아시아의 국제적 이슈에 대해 중국과 공조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중국도 북한과 관계가 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과 미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협력이 필수다.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한 적이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중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해 시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9월 러시아 G20 정상회의에 이어 10월 인도네시아 APEC 정상회의에서도 만난 두 국가 정상은 이번이 네 번째 만남이다.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만난 외국 정상이 바로 시 주석이다.
시 주석은 올해 6월쯤 방한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