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이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SK텔레콤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5일 지주사 SK로부터 FSKL&S 지분 60%를 180억 원에 인수했다.
FSKL&S는 2016년 11월 SK가 중국 홍하이그룹과 손잡고 글로벌에서 스마트물류사업을 펼치기 위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스마트물류란 물류시스템에 디지털 자동화솔루션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스마트물류사업은 정보통신기술과 접목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SK C&C부문이 진행하던 스마트물류사업을 SK텔레콤 밑에 두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도 FSKL&S를 SK텔레콤 자회사로 두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FSKL&S는 박 사장이 2016년 SK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을 때 설립을 추진한 회사다.
박 사장은 FSKL&S의 물류플랫폼에 SK텔레콤의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접목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FSKL&S이 보유한 융합 물류통합 솔루션 ‘케롤(Kerol)’은 사물인터넷·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을 접목할 수 있는 물류플랫폼이다. 케롤을 활용하면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 물건과 자금의 흐름을 추적·관리·예측할 수 있다.
삼성SDS는 2012년 SK보다 앞서 물류플랫폼 ‘첼로’를 개발해 삼성전자의 물류를 독점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기술 등을 적용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FSKL&S의 물류플랫폼은 SK텔레콤의 자회사 SK플래닛에서 활용될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SK플래닛은 온라인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데 케롤을 도입하면 물건이 언제, 어디에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배송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커머스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정확하고 빠른 배송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11번가와 경쟁을 벌이는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은 판매자들의 상품을 한 번에 묶음배송 해주는 ‘스마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번가는 적자를 감수하며 G마켓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캐롤을 도입하면 물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등 다른 SK텔레콤 자회사에도 케롤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물류이동이 많은 SK하이닉스에 케롤을 도입하면 물류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사업영역을 조정하면서 스마트물류 사업은 SK텔레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이 보유한 정보통신기술들을 물류플랫폼에 접목하면 자회사들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