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처가기업인 자동차부품 계열사 대원강업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본업과는 사업적 연관성이 크지 않지만 대원강업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분법 손익 향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보유 지분율 기준 강화 가능성을 고려한 움직임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대원강업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대원강업은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사진)의 처가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30일 현대지에프홀딩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보유한 대원강업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32.77%였는데 올해 1월 2번, 2월 1번, 3월 3번, 6월 2번, 7월 1번, 9월 2번 등 모두 11차례 지분을 매입하면서 지분율이 40.27%까지 올라갔다.

이 기간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모두 136억 원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대원강업을 놓고 최근 2~3년 사이 지분율에 변화를 주지 않다가 올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현대지에프홀딩스 분석보고서에서 "지분법 대상 기업인 현대백화점과 대원강업이 수익 호조를 내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법손익'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지분법손익은 피투자회사의 순손익 가운데 투자회사가 보유한 지분율에 해당하는 몫을 투자회사의 손익에 반영하는 회계처리를 말한다.

실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공시자료를 보면 연결기준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 손익에 대한 지분'은 2024년 1314억 원에서 2025년 3402억 원으로 늘었다. 2026년 상반기에는 1261억 원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대원강업의 실적 개선도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법손익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원강업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4년 225억 원에서 2025년 470억 원으로 늘었으며, 순이익도 같은 기간 369억 원에서 459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617억 원, 순이익 65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77%, 178% 늘었다. 공정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 이익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대원강업의 지분법 손익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지분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올 수 있는 배경이다.

같은 지분법 적용 대상인 현대백화점과 비교하면 대원강업의 이익 규모는 절대적으로 작지만 꾸준한 순이익을 내면서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분법손익에 안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연결기준 순손익으로 2024년 ?7억 원, 2025년 1415억 원을, 2026년 상반기에는 1257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대백화점의 지분 37.35%를 들고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 입장에서는 2022년 대원강업 인수 당시 내세웠던 '소비재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대원강업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는 다른 배경으로는 지주회사 규제 강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한다. 대원강업은 197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2년 말 이미 해당 기준을 충족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상장 자회사에 대한 지주회사의 의무지분율을 현행 30%에서 50%로 높이는 방향의 제도 개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025년 11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법 개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주회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중복 상장을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대원강업 지분율을 꾸준히 높이는 배경으로 지주회사 규제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진은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백화점그룹>


이에 따라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향후 규제 강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원강업 지분을 선제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제도 개편이 현실화하면 현재 40.27%인 지분율을 50%까지 높이기 위해 약 10%포인트갸랑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대원강업 지분 매입은 공시된 계획에 따른 것으로 기존 자회사 지분 확대 기조의 연장선"이라며 "현재 공시된 매입 계획 외에 추가로 예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대원강업의 관계는 오너들이 사돈 관계라는 점 때문에 주목받아왔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004년 대원강업 허재철 회장의 첫째 딸인 허승원 씨와 결혼했다. 허 씨는 1975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와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9년 현대홈쇼핑을 통해 대원강업 지분 7.67%%를 처음 확보했다. 2012년에는 금강에이앤디와 현대쇼핑을 통해 각각 5.54%, 1.59%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모두 437억 원에 이른다.

당시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대원강업의 경영권 방어를 돕는 우호주주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이 때문에 2022년 당시 정교선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현대그린푸드가 허 회장 일가가 보유한 대원강업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을 때도 정 부회장이 허 회장의 사위라는 점이 함께 주목받았다.

대원강업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로 현대차·기아·제너럴모터스(GM) 등 국내외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방 직후인 1946년 설립됐으며 국내 차량용 스프링 시장 1위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조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