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사업을 확대한다. 수입화장품을 대거 인수해 유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사업을 강화하는 데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 부사장은 화장품사업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다.

◆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화장품 유통 강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해온 화장품 유통전문점 ‘뷰티 컬렉션’ 매장 2개와 스웨덴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 매장 3개를 인수한다고 1일 밝혔다.

  정유경,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 확대  
▲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인수한 매장은 ‘라 페르바’로 이름을 바꿔 새롭게 문을 연다. 라 페르바는 다양한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화장품 유통전문점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 페르바 매장에서 기존에 판매한 20여 가지 수입화장품 외에도 국내 고객들이 구하기 어려운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10여 가지를 독점 수입하기로 했다.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유통전문점이 화장품의 인기 유통채널로 떠오르고 있고 향수시장이 커져가는 만큼 라 페르바와 바이레도의 높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 인수와 자체상품 개발을 통해 화장품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추진하는 사업모델은 미국에서 색조화장품과 향수를 바탕으로 성장한 ‘세포라’와 비슷하다. 세포라는 미국과 유럽에서만 13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라는 미국 뉴요커들 사이에서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제품보다 인기가 높다. 250여 개 브랜드를 마트식으로 진열하고 있어 20~30대 고객들로부터 높은 반응을 얻었다. 세포라는 지난해 총매출만 40억 달러를 달성하면서 급성장했다.

◆ 정유경의 화장품사업 확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동안 30여 개의 해외 유명 의류브랜드를 직수입해 매출의 60%를 채웠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이번에 화장품사업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 데에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 부사장은 디자인을 전공해 화장품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신세계백화점에 입점시킬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선택하는 등 오래 전부터 화장품사업에 관여해 왔다”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을 키워서 정 부사장이 전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 부사장은 그동안 신세계의 ‘디자인 전문가’로서 화장품, 인테리어, 광고디자인 등을 통해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을 돕는 역할을 해왔다. 한때 정 부사장이 독자적으로 이끌었던 베이커리사업은 ‘재벌가 빵집’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정 부사장은 1996년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해외사업을 키워 2011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지분 0.43%를 보유해 아버지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21.68%)에 이은 개인 2대주주다. 정용진 부회장(0.11%)보다 유일하게 지분율이 높은 회사이기도 하다.

정 부사장은 지난해 10월 제일모직으로부터 이탈리아 고급화장품 브랜드인 ‘산타마리아 노벨라’ 6개 매장의 판매사업을 양도받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한 ‘비디비치 코스메틱’은 지난해 매출 132억 원을 올렸지만 4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