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르면 3월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대로 관세 25%가 적용되면 한국GM은 3조5천억 원 가까운 비용 부담이 발생,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GM 본사는 관세 상황에 따라 기존 공장 이전과 생산 할당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GM이 한국 사업장을 조기 철수할 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GM이 당초 "2028년까진 사업장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와 한 약속을 어기고 더 이른 시일 내 한국GM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수입 자동차에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3월 안에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역설적으로 자국 GM의 한국 사업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이 지난해 국내외 판매한 자동차는 모두 49만9559대다. 이 가운데 해외 수출이 47만4735대이며, 미국 수출은 41만8782대로 수출량의 88.5%를 차지했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내연기관차 2종이다. 미국에서 두 차종의 평균 가격은 3300만 원 정도다. 25% 관세 부과 시 대당 825만 원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미국 수출량 41만8782대에 대당 825만원의 관세를 적용하면 추가 비용 3조4550억 원이 발생한다.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GM은 25% 관세 부과시 적자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GM은 2022년 영업이익 2766억 원 내며 9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3년에는 미국 수출을 크게 늘리며 영업이익 1조35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두 소형 차종은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1495달러)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가운데 두 번째로 저렴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만4395달러로 여섯 번째로 저렴하다.
한국GM 미국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가격 경쟁력 때문임을 고려하면, 한국GM이 관세 부과에 따라 두 차종 수출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관세 부과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GM본사는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 수익성이 악화하면, 관세 영향이 적은 자국이나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생산물량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한국 사업장 철수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주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GM은 이미 해외공장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GM은 그동안 해외 생산기지의 비용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나빠지면, 사업을 접고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13년 호주,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철수했다.
일각에서는 GM이 앞서 우리 정부와 한 약속 때문에 앞으로 2028년까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GM은 2017~2018년 한국GM 경영이 악화하고 한국 사업장 철수 논란이 크게 일자, 우리 정부 측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고, 유상증자에 KDB산업은행이 자금 81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GM은 우리 정부 측에 한국 생산공장을 오는 2028년까지 10년 동안 유지키로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GM이 약속을 깨고서라도 더 이른 시점에 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수출 물량이 90% 가량 되는 상황에서 관세 25%가 부과되면 회사는 망할 것”이라며 “GM으로서는 철수하기 좋은 명분일 수 밖에 없고, 외부 변수에 따른 경영 영향은 약속과 다른 문제로 볼 가능성이 높아 2028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발을 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GM은 이미 생산법인과 R&D(연구개발) 법인을 분리해놓는 등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놨으며, 한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물량은 다른 나라 하청 공장으로 돌리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GM 입장에서는 철수의 좋은 명분이 생기는 것이며, 관세 부과 장기화 국면이 예상되면 한국 철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철수 작업에는 1~2년은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빠르게 철수 준비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예상대로 관세 25%가 적용되면 한국GM은 3조5천억 원 가까운 비용 부담이 발생,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GM 본사는 관세 상황에 따라 기존 공장 이전과 생산 할당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GM이 한국 사업장을 조기 철수할 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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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면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GM이 당초 "2028년까진 사업장을 철수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와 한 약속을 어기고 더 이른 시일 내 한국GM 철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수입 자동차에 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3월 안에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역설적으로 자국 GM의 한국 사업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이 지난해 국내외 판매한 자동차는 모두 49만9559대다. 이 가운데 해외 수출이 47만4735대이며, 미국 수출은 41만8782대로 수출량의 88.5%를 차지했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종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내연기관차 2종이다. 미국에서 두 차종의 평균 가격은 3300만 원 정도다. 25% 관세 부과 시 대당 825만 원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미국 수출량 41만8782대에 대당 825만원의 관세를 적용하면 추가 비용 3조4550억 원이 발생한다. 지난해 1조 원 안팎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GM은 25% 관세 부과시 적자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GM은 2022년 영업이익 2766억 원 내며 9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23년에는 미국 수출을 크게 늘리며 영업이익 1조35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산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등 두 소형 차종은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1495달러)는 미국에서 판매 중인 모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가운데 두 번째로 저렴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만4395달러로 여섯 번째로 저렴하다.
한국GM 미국 수출량이 크게 증가한 것은 가격 경쟁력 때문임을 고려하면, 한국GM이 관세 부과에 따라 두 차종 수출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관세 부과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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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 창원공장 전경. < 한국GM >
GM본사는 소형차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한국GM 수익성이 악화하면, 관세 영향이 적은 자국이나 다른 나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생산물량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한국 사업장 철수를 검토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주최한 투자자 행사에서 “GM은 이미 해외공장 재고를 30% 이상 줄였다”며 “단기적으로는 기존 공장 생산을 전환해 관세 효과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관세가 영구화되면 공장 이전 여부와 생산 할당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GM은 그동안 해외 생산기지의 비용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나빠지면, 사업을 접고 철수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13년 호주, 2015년 인도네시아와 태국, 2017년 유럽과 인도에서 현지 공장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철수했다.
일각에서는 GM이 앞서 우리 정부와 한 약속 때문에 앞으로 2028년까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GM은 2017~2018년 한국GM 경영이 악화하고 한국 사업장 철수 논란이 크게 일자, 우리 정부 측과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 결과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고, 유상증자에 KDB산업은행이 자금 8100억 원을 투입했다. 그러면서 GM은 우리 정부 측에 한국 생산공장을 오는 2028년까지 10년 동안 유지키로 약속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산 자동차에 관세가 부과되면 GM이 약속을 깨고서라도 더 이른 시점에 철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미국 수출 물량이 90% 가량 되는 상황에서 관세 25%가 부과되면 회사는 망할 것”이라며 “GM으로서는 철수하기 좋은 명분일 수 밖에 없고, 외부 변수에 따른 경영 영향은 약속과 다른 문제로 볼 가능성이 높아 2028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발을 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GM은 이미 생산법인과 R&D(연구개발) 법인을 분리해놓는 등 언제든 철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놨으며, 한국 공장에서 생산 중인 물량은 다른 나라 하청 공장으로 돌리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GM 입장에서는 철수의 좋은 명분이 생기는 것이며, 관세 부과 장기화 국면이 예상되면 한국 철수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철수 작업에는 1~2년은 걸릴 것으로 보기 때문에 빠르게 철수 준비를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