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CC건설이 업황 악화에 따른 부진을 빠르게 극복하고 건축 및 토목부문 사업다각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확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KCC건설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주택부문 지방 사업장 미분양 리스크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CC건설 업황 악화 따른 부진 빠르게 극복, 사업 다각화에 미분양 리스크 탈출

▲ KCC건설이 업황 악화 따른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


3일 KCC건설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봤던 7년 만의 영업손실 충격을 딛고 지속해서 수익성 개선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KCC건설은 2022년 공사비 급등을 포함한 원가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받으며 별도기준 영업손실 11억 원을 냈다. 2015년(영업손실 936억 원) 이후 7년 만에 경험한 영업적자였다.

2022년 KCC건설은 매출 1조8931억 원에 매출원가 1조8372억 원으로 원가율 97.0%를 기록했다. 2021년 92.8%에서 급격히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2023년 영업이익 181억 원으로 1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룬 뒤 지난해 1~3분기 2배 이상 확대된 영업이익 466억 원을 기록했다.

KCC건설은 2023년 매출 1조9096억 원, 매출원가 1조8280억 원으로 원가율을 95.7%로 소폭 끌어 내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원가율은 매출 1조2822억 원에 매출원가 1조1589억 원을 나타내며 90.4%까지 낮아졌다. 매출을 올리는 데 필요한 비용 관리에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연간 실적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KCC건설은 지난해 뚜렷이 영업이익을 개선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KCC건설의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률 3.6%는 전년의 1.0%뿐 아니라 본격적으로 건설업황이 혹한기에 접어들기 전인 2021년의 2.3%보다도 높은 수치다. 

건설업계에서도 최근 KCC건설처럼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 흐름을 보이는 건설사는 드물다.

KCC건설 실적 호조에는 주택·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펼쳐온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KCC건설은 지난해 수익성이 양호한 대형 건축사업의 공정 본격화와 안정성 높은 토목부문의 매출 비중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KCC건설의 대표적 대형 건축사업으로는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평택 사무3동 신축공사’를 들 수 있다.

KCC건설은 2023년 2월 삼성전자와 계약을 맺은 뒤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사무3동 신축공사를 진행해 왔다. 이 공사 기본도급액은 8900억 원으로 현재 KCC건설 모든 수주잔고 가운데 공사 금액이 가장 크다.

KCC건설 건축부문 원가율은 2023년 96.1%에서 지난해 1~3분기 89.9%로 대폭 낮아졌다. 이 공사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계약잔액이 5648억 원 잡혀 있다. 올해 12월이 완공예정일임을 고려하면 KCC건설 올해 실적개선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공사 중심의 토목사업을 통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견실하게 창출하고 있다.

KCC건설은 매년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내던 토목부문에서 지난해에도 1~3분기 매출 2028억 원을 기록하며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토목부문이 KCC건설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3년 동안 확대됐다. KCC건설 토목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0년 18.7%에서 2022년 12.0%까지 축소됐다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다시 15.8%까지 확대됐다.

KCC건설은 2023년 ‘GTX-B(용산-상봉) 제4공구(기본도급액 2531억 원)’를 포함해 ‘여주-원주 복선전철 1공구(1283억 원)’, ‘평택-오송 2공구(1031억 원)’, ‘남양주왕숙 국도47호선 지하화(1146억 원)’, ‘대산당진고속도로2공구(1030억 원)’ 등 1천억 원 이상의 토목공사를 대거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177억 원 규모의 ‘강릉-제진 철도건설 5공구’ 일감도 확보했다.

KCC건설은 공종 특성상 공사기간이 5년 안팎인 토목공사를 대거 수주잔고에 추가해 지난해에 이어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CC건설 토목부문 원가율은 2023년 94.1%에서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93.1%로 소폭 개선되기도 했다.

KCC건설은 부진한 분양 탓에 공사대금 회수가 미뤄졌던 일부 사업장에서도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분양실적을 개선하면서 주택부문 안정성도 점차 찾아가는 모양새다.

KCC건설은 대구와 광주 등 지방 사업장의 저조한 분양성과가 적지 않은 리스크로 꼽혀왔는데 이 가운데 특히 대구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에서 미분양 우려를 크게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KCC건설 업황 악화 따른 부진 빠르게 극복, 사업 다각화에 미분양 리스크 탈출

▲ 대구 수성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 < KCC건설 >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대구 수성구 파동 118-118번지 일대 아파트 17개 동, 모두 755세대로 조성됐다. 지난해 12월 준공 뒤 현재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장의 분양은 KCC건설 무보증사채 및 담보부사채 신용등급전망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주요 원인이었다.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분양실적에 따라 공사대금을 회수하는 ‘분양불’ 방식 현장으로 2022년 5월 저조한 청약성적(1·2순위 평균 경쟁률 0.08대 1) 이후 미분양 물량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사업장의 지난해 3분기 말 공사미수금 및 미청구공사 등 매출채권은 1693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에 할인분양 등 적극적으로 실시한 마케팅에 힘입어 미분양 물량을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

광주 서구의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도 세대수가 많지 않고 후분양 현장인 만큼 점진적으로 남은 물량을 털어내면서 미분양 리스크를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은 광주 서구 치평동 1208-5번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로 2개 동 모두 226세대로 구성되며 2021년 착공한 뒤 올해 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사업장은 지난해 7월 진행된 청약에서 1·2순위 평균 경쟁률 0.63대 1을 기록했다. 분양 이전까지의 공사대금을 대부분 회수한 가운데 잔여물량이 생기면서 지난해 3분기 말 이 사업장 공사미수금은 239억 원으로 나타났다.

KCC건설에 따르면 광주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에서도 꾸준히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KCC건설은 분양경기가 크게 악화한 대구와 광주 지역의 부진한 분양실적이 영업 및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며 “대구 수성 포레스트 스위첸은 할인분양을 포함한 분양촉진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며 분양실적이 개선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광주 상무 퍼스티넘 스위첸은 분양실적이 부진해 공사미수금이 증가했는데 분양촉진책 등을 통한 분양실적 개선 수준 등에 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