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가 3연임에 성공하며 회사를 다시 이끌게 됐지만, 2022년부터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순손실 행진을 올해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송 대표는 새 성장동력 가능성을 엿본 렌털 사업과 지역특화 사업에 힘을 실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LG헬로비전 3년 연속 적자 늪, 송구영 렌털·지역특화로 올해 턴어라운드 노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사진)가 렌털 사업과 지역특화 사업으로 3년 연속 적자 행진을 끝내고 올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 LG헬로비전 >


2일 관련 업계와 증권가 취재를 종합하면 LG헬로비전이 올해 흑자 전환하며 2022년부터 시작된 순손실 행진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증권은 지난달 31일 보고서에서 올해 LG헬로비전이 매출 1조2700억 원, 영업이익 400억 원, 순이익 240억 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24년과 비교해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207% 각각 증가하는 것이고,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송 대표는 임기 첫해인 2020년 3127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지만, 그 다음해인 2021년 27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본업인 유료방송 수익성이 IPTV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에 밀려 악화하면서 2022년부터 다시 순손실로 돌아섰다. 2024년에는 순손실 규모가 1062억 원까지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것은 송 대표가 신사업으로 밀고 있는 렌털 사업과 지역특화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송 대표는 최근 렌털 기기의 종류를 확장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동안 고가 가전 제품뿐 아니라 건강 가전으로 렌털 대상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는데, 최근에는 반려동물 시장을 겨냥한 제품까지 렌털 제품에 포함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 통화에서 “반려동물 시장에서 인기 있는 개모차, 펫드라이, 자동화장실 등으로 렌털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며 “나름 고가여서 구매하기 어려운 제품들로, 새 수요를 창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LG헬로비전 렌털사업 매출액은 2025년 기준 연평균 18%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 대표의 또 다른 신사업인 지역특화 사업도 올해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의 지역특화 사업은 유료방송 사업이 지역과 밀착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문화, 관광, 교육 등의 특화 서비스를 지역과 연계하는 것이다.  

회사는 문화 연계 첫 번째 지역특화 사업으로 지난해 인천 중구에 있는 폐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뮤지엄엘’을 꼽았다.

송 대표는 인천을 시작으로 각 지역의 유휴 부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각 시도 교육청에 AI 단말기 보급 계약을 맺으면서 교육과 연계한 지역특화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LG헬로비전 3년 연속 적자 늪, 송구영 렌털·지역특화로 올해 턴어라운드 노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이사는 실적 반등을 위해 문화와 관광, 교육 등 특화 서비스를 지역과 연계한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과 전북, 광주 등의 교육청과 4250억 원 규모의 AI 단말기 보급 사업 계약을 맺었다.

현재 교육부가 AI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시장이 본격 개화한다면 LG헬로비전의 AI 단말기 보급 사업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며 새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 신사업에 도전하며 의미있는 실적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렌털, 교육 등 신성장 사업에 집중하며 케이블TV 사업자의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LG그룹의 대표적 영업 및 전략 전문가로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전반에서 통찰력과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6년 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G유플러스에서 영업전략단장, 홈·미디어부문장을 거쳐 홈·미디어부문장으로 근무했고 J헬로인수추진단장을 맡아 CJ헬로 인수 과정을 이끌었다.

2020년 LG헬로비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22년 3월 연임에 성공했고, 2024년 11월21일 이사회 승인을 통해 발표한 연말 인사에서 유임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