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방사성의약품' 듀켐바이오 코스닥 이전상장, 김상우 "치료제 CDMO 시장 잡겠다" 

▲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이사(사진)가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지리적 이점과 생산 역량을 활용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

김상우 듀켐바이오 대표이사는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듀켐바이오의 코스닥 이전 상장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치료용 방사성의약품 아시아 공급 허브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방사성의약품은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 종류에 진단용과 치료용으로 나뉜다.

김 대표는 "진단용의 반감기는 일본에 수출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짧지만 치료용 반감기는 약 7일 정도로 근거리 수출이 가능하다"며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들의 CDMO 수요를 잡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듀켐바이오는 현재 국내 방사성의약품 진단제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안정적 수익원을 바탕으로 치료제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히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방사성의약품 CDMO를 하는 기업은 현재 없다"고 말했다. 듀켐바이오가 진출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게 되는 셈이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업들은 방사성의약품을 주로 미국과 유럽 등에 수출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 장거리 물류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치료제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직접 생산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하면 이들 기업들을 고객사로 끌어들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방사성의약품' 듀켐바이오 코스닥 이전상장, 김상우 "치료제 CDMO 시장 잡겠다" 

▲ 듀켐바이오는 방사성의약품 진단제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바탕으로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에 진출할 예정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듀켐바이오는 상업화 품목이 있는 ‘루테튬-177’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상업화 품목의 생산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현재 논의중인 기술 도입 계약이 마무리되면 앞으로 공동개발 등으로도 회사에 온기가 돌 것으로 기대했다.
 
방사성 동위원소 확보에 성공하면 2027년 1만 도즈(1도즈=1회 투여분), 2029년에는 추가로 1만 도즈(총 2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2029년에는 매출 6천억 원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익은 매출의 30%(약 180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술 제조 확보를 위해 영남대학교 의료원에 신규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과 강원대학교 병원에 치료제 생산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듀켐바이오가 CDMO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은 진단제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김 대표는 "듀켐바이오의 국내 방사성 진단시장 점유율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제 94.3%, 암 진단제 53%, 파킨슨병 진단제 55.8%이다"며 "특히 치매 진단제 시장에서는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11월28일 국내 출시한 치매 치료제 ‘레켐비’를 비롯해 앞으로 치매 치료제 시장 확대가 전망되면서 진단제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7개의 치매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 치료제 출시로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듀켐바이오가 레켐비 출시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기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레켐비가 보험이 안 된다는 전제 하에 치료를 받겠다는 수요가 23만 명으로 집계됐다”며 “레켐비 처방을 위해 1~3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진단을 권고하고 있는데 듀켐바이오의 생산능력은 2026년 기준 9만 도즈로 수요에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듀켐바이오는 상용화 기준 2027년 6만 도즈를 추가하고 2028년 추가로 6만 도즈를 증설해 2028년 총 21만 도즈를 확보할 계획이지만 2028년에도 공급 부족이 예상될 정도로 치매 치료제의 수요가 폭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고정비 높은 사업특성을 감안하면 진단제 시장에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년 전체 매출 가운데 주력 상품은 암 진단제 60%, 알츠하이머성 치매 진단제 13%, 파킨슨병 진단제 12% 등이다. 앞으로는 치매 진단제 시장이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듀켐바이오는 2021년 국내 방사성의약품진단제 시장점유율 2위인 지오영 산하 케어캠프 방사선의약품 사업부와 합병한 이후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2021년 109억 원, 2022년 324억 원, 2023년 347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은 2021년 4억5천 만원, 2022년 16억 원, 2023년 52억 원으로 증가했다. 

듀켐바이오는 11일과 12일 청약을 진행한 후 20일 코스닥 상장이 예정돼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