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4-11-25 14: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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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달러 강세로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는 등 달러 가치가 상승하며 소비자들이 달러채권, 달러예금 등에 이어 달러보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송영록 메트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강달러 흐름에 달러보험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송 대표가 6월2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트라이프타워에서 열린 창립 35주년 행사에서 발언하는 모습. <메트라이프생명>
메트라이프생명은 미국 뉴욕 본사의 달러 상품 운용 역량을 더해 달러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송 대표는 달러보험 상품 라인업을 보강하며 강달러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달러보험 판매 실적은 3분기까지 모두 7617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전체 판매 금액인 5679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며 환차익을 노려볼 수 있는 ‘환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초만 해도 1300원대 초반에서 움직였는데 6일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정해진 뒤 1400원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 모든 과정을 달러로 거래하는 상품을 말한다. 보험금을 받는 시점에 가입 시점보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볼 수 있다.
이번 기회로 달러보험 판매가 늘면 메트라이프생명 실적 반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전통의 달러보험 강자’인 만큼 지금까지 유지한 시장 지배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보험시장에 달러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메트라이프생명, AIA생명, KB라이프 정도다.
기존 달러보험을 취급하던 보험사들은 수요 감소와 2022년 7월 달러보험 판매 관련 규제 강화를 기점으로 대부분 시장에서 철수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모회사가 미국에 있는 만큼 달러보험에 강점을 가져 지금까지도 판매를 계속해 왔다.
실제 달러보험은 2021년까지 메트라이프생명 전체 초회보험료 가운데 3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에 따른 수요 감소 등에 영향을 받으며 달러보험 판매 비중과 실적은 점차 줄어들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주력 상품 판매 감소와 투자손익 부진 등으로 새 회계제도(IFRS17) 적용 기준 순이익이 2022년 5170억 원에서 2023년 3735억 원으로 27.8% 줄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올해 1분기 328억 원 순손실을 내는 등 더 불안정한 실적을 거뒀다. 2분기에 56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2023년 2분기와 비교하면 96.2% 줄어들었다.
송 대표는 회계사 출신 재무 전문가인 만큼 회사와 상품의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수익성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계사로 일하던 송 대표는 2007년 메트라이프생명에 재무 컨트롤러 담당 이사로 합류했다. 그 뒤 재무총괄담당 전무와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2018년 9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송 대표는 올해 6월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5년 후에는 대부분의 중요 지표가 모두 톱5 안에 들고 대중들이 한국 대표 5대 생보사로 메트라이프를 꼽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메트라이프생명을 생명보험사 5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에 따라 메트라이프생명의 주력상품인 달러보험과 변액보험을 중심에 두고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상위권 보험사와 격차를 좁히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 메트라이프생명은 8월 달러보험 신상품 5종을 출시했다. <메트라이프생명>
실제 메트라이프생명은 건강보험뿐 아니라 올해 8월 달러연금보험, 모두의달러종신보험 등 달러보험 신상품 5종을 선보였다.
송 대표는 새로운 달러보험 출시 보도자료를 통해 “차별화한 신상품을 출시하며 국내 5위권 생명보험사를 향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달러보험이 통상 불완전판매 비중이 높은 만큼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송 대표에게 남은 과제로 꼽힌다.
달러보험은 단순하게 보면 환차익을 보는 투자 상품과 비슷해 보여 계약 시점에서 즉각적 ‘환테크 수단’으로 오인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에 계약 과정에서 달러보험은 대부분 장기납이기에 단기적 재테크 수단과 차이가 있다는 점과 환차손으로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전문성을 갖춘 전속 설계사 중심 영업채널을 운영하며 불완전판매 위험에 대응해 왔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다양한 달러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고객이 보험에 가입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며 “회사 주력 상품인 달러보험과 변액보험 모두 상품 구조가 복잡한 만큼 고객에게 자세히 설명될 수 있도록 전문적 전속 설계사 채널을 운영하는 데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