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서울 CJ가양·힐튼 개발 착공 서두른다, 윤영준 PF 위험 낮추기 매진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PF 위험 낮추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자체개발 사업장을 올해 착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만든다. 

현대건설은 서울 CJ가양동부지, 용산 크라운호텔, 서울역 힐튼호텔, 역삼 르메르디앙호텔 등에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CJ가양동부지와 서울역 힐튼호텔을 착공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CJ공장 가양부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인창개발이 브리지론 차환으로 재무위험을 완화하면서 목표인 8월 착공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가양동 CJ부지 개발사업은 시행사 인창개발과 현대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5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삼성동 코엑스의 1.7배 규모인 연면적 77만1586㎡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 문화·쇼핑·오피스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4월19일 진행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8월 CJ가양 부지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앞서 4월8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인창개발 감사인 정현회계법인이 서울 강서구 개발사업 등은 그 결과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인창개발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3978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해 시행사 재무리스크가 떠올랐다. 

이 때문에 사업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창개발은 정상적 사업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자료를 내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인창개발은 CJ가양부지를 2020년 1조501억 원에 매입했고 이후 몇 차례 차환(리파이낸싱)을 하며 사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인창개발은 특수목적회사(SPC)들을 활용해 5359억 원이 넘는 브리지론을 차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비욘드스카이제9차(1550억 원), 비욘드스카이제10차(3325억 원), 비욘드스카이제11차(520억 원) 등을 통해 PF자금을 차환했다. 만기일은 2025년 1월과 2월로 이자율은 4.25% 안팎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CJ가양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해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전체 브리지론 4조2천억 원 가운데 35.7% 규모다.

CJ가양부지를 착공하면 미착공PF 관련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인창개발과 현대건설 모두 사업추진 의지가 강한 만큼 올해 안에는 착공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CJ가양부지 외에도 인창개발과 함께 추진하는 가산디지털단지 LG전자 연구소 부지 시행사업도 올해 착공해 본PF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인창개발은 2022년 5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LG전자 연구소 부지를 2400억 원에 인수했다. 이곳은 수도권 서남부 산업단지를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한 미착공PF 17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PF는 브리지론과 본PF으로 구분된다. 자본력이 열악한 시행사가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제2금융권에서 자금을 빌려쓰는 브리지론 단계가 있고 인허가를 받아 시공사를 선정하면 제1금융권에서 본PF로 넘어가 사업이 진행된다. 본PF로 넘어간 곳은 사업성과 사업추진의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 서울 CJ가양·힐튼 개발 착공 서두른다, 윤영준 PF 위험 낮추기 매진

▲ 서울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 조감도. <인창개발>


윤 사장은 서울역 힐튼호텔사업도 올해 말 착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착공 목표가 애초 2025년에서 올해 안으로 당겨진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 속도를 높여 2천억 원에 이르는 미착공PF를 본PF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서울역 힐튼호텔사업은 올해 5월이었던 브리지론 만기가 2025년 1월로 연장됐다. 시행법인 와이디 427피에프브이(PFV)가 건축허가,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착공과 본PF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와이디427피에프브이는 서울역 힐튼호텔 재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시행법인으로 이지스일반사모부동산신탁421호(61.95%), 현대건설(30%) 등이 주요 주주다. 두 회사는 2021년 12월 힐튼호텔 최대주주인 CDL호텔코리아와 1조1천억 원에 인수계약을 맺고 부지를 확보했다. 

윤 사장은 탄탄한 수주잔고가 매출화하며 구조적으로 실적이 오르고 있는 만큼 재무위험을 낮추고 수익성을 더욱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CJ가양부지(1조5천억 원), 가산디지털단지 LG부지(1700억 원), 힐튼호텔(2천억 원) 외에도 이마트 가양부지(1조 원), 르메르디앙 호텔(2천억 원) 등 미착공PF를 안고 있다.

CJ가양부지와 가산디지털단지 LG부지, 힐튼호텔이 올해 착공해 본PF로 전환된다면 4조2천억 원에 이르는 미착공PF 규모가 2조3300억 원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에 더해 두 사업은 현대건설이 100% 지분을 가진 자체사업은 아니지만 시행이익을 볼 수 있는 준자체사업으로 공동사업시행자로 지분을 확보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지역 입지가 뛰어난 곳들이라 미분양 위험을 낮을 것이라 건설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현대건설은 2024년 3월 말 기준으로 시행사업에 관한 우발채무 5조 원으로 적극적 수주과정에서 우발채무 규모가 확대됐다”며 “여기서 브리지론은 4조2천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우수한 서울 지역 비중이 91.6%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브리지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인 가양동 부지개발사업 등의 주요 사업장 착공이 2024년 계획돼 있어 우발채무 부담은 2024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 여부 및 사업성과가 중기적으로 회사 재무 안정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바라봤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