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상위 회사들은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순이익을 거뒀으나 생명보헙업계 상위 회사들은 오히려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 삼성생명은 실적 개선을 위해 전속 설계사 조직을 바탕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하나 같이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에서 찾고 있어 신상품 개발과 판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국내 주요 생보사의 1분기 실적을 종합하면 상위 3개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은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 6513억 원을 내면서 생명보험업계 1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1분기 순이익 7948억 원보다는 18% 감소했다.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1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으로 각각 3110억 원과 1755억 원을 냈다. 1년 전보다 각각 27%와 63% 줄었다.
주요 생보사들은 실적 부진을 두고 일회성 비용과 일회성 보험부채, 유가증권 평가이익 손실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한 방책으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꼽았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16일 콘퍼런스콜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전속 설계사 조직을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날 삼성생명은 “2분기 이후에도 건강보험 판매는 지속 강화하겠다”며 “수익성 관리와 판매 물량 확대로 연간 신규 보험서비스마진(CSM) 3조2천억 원 이상 달성을 위해 전사적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같은 날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으로 신규 보험서비스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화생명도 14일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보장성 신계약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유지율 개선을 통해 중장기 수익기반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특히 한화생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7일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한 설계사를 표창하는 연도대상 시상식에 2018년 이후 6년 만에 직접 참석해 설계사들을 향해 “한화생명의 심장”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위해 영업현장에서 삼성생명과 일하는 치열한 설계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 한화생명도 중장기 수익기반 강화 전략의 중심에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두고 있다.
이처럼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이 보장성보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업계 일각에서는 주요 손보사만큼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루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FRS17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보장성보험이 실은 손보업계의 주력상품이라는 것이다.
IFRS17 시행 첫해인 지난해 실적을 살펴봐도 손해보험사 31곳은 8조2626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생명보험사 22곳은 5조952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각각 분기 기준 최대 순이익을 거두면서 생보사와 더욱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생보업계의 주력 상품은 종신보험으로 여겨지는데 종신보험은 갈수록 가입자가 줄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올해 초부터 생보사들이 상품을 출시하는 트렌드를 봤을 때 올해도 보장성보험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도 “보장성보험시장에서 손보사와 생보사의 비중이 7대3 가량이라 생명보험업계가 공격적으로 보장성보험을 판매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판도가 바뀌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