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아성다이소는 내가 창업해서 30년 동안 이끌어 온 순수 토종 한국기업이다. 우리 손으로 일군 토종기업인데 언제쯤 일본기업이란 오해와 멍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자서전 ‘천원을 경영하라’에 쓴 말이다.
 
일본기업 꼬리표 드디어 떼낸 다이소, 박정부 2세 경영승계 속도낼까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이 한국기업으로 명실상부하게 거듭나면서 2세 경영권 승계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박 회장은 일본기업 ‘다이소산교’가 들고 있던 아성다이소 지분 전량을 사들이면서 일본 기업이란 꼬리표를 뗐다. 숙원을 푼 박 회장은 2세 경영 승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3일 유통업계에서는 아성다이소 지분구조가 박 회장 일가 100% 소유로 바뀌면서 2세로의 경영 승계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성다이소는 생활용품점 다이소를 운영하는 회사다.

아성다이소 최대 주주인 아성HMP는 일본기업 ‘다이소산교’가 들고 있던 아성다이소 지분 34.21%를 모두 사들였다. 아성HMP는 기존 지분 50.02%와 이번에 매수한 지분을 합쳐 아성다이소 지분율을 84.23%까지 늘렸다.

아성다이소 나머지 지분은 박 회장의 차녀인 박영주 아성 대표이사 겸 아성HMP 대표이사가 13.9%, 장녀인 박수연씨가 1.87%를 들고 있다. 아성다이소는 박 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가 됐다.

아성HMP가 이번 지분 매입을 위해 투입한 금액은 5천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01년 다이소산교에서 약 4억 엔을 투자받으면서 지분을 넘겼는데 22년 만에 투자받은 금액의 100배가 넘는 돈을 주고 지분을 다시 사온 것이다.

아성HMP 지분은 아성이 100% 보유하고 있다. ‘아성-아성HMP-아성다이소’로 이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아성 지분은 박 회장과 두 딸이 나눠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일가가 아성다이소 지분까지 100%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지분 승계와 경영 승계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경영 간섭 가능성을 차단한 것도 이번에 거둔 수확 가운데 하나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입 배경 가운데 하나를 아성다이소에 대한 다이소산교의 경영 참여 요구로 보기도 한다.
 
일본기업 꼬리표 드디어 떼낸 다이소, 박정부 2세 경영승계 속도낼까

▲ 아성HMP가 일본기업 ‘다이소산교’가 들고 있던 아성다이소 지분 34.21%를 모두 사들이면서 다이소는 완전한 한국기업이 됐다. 사진은 다이소 명동역점. <비즈니스포스트>


박 회장은 2022년 4월 아성다이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1997년 5월 서울 천호동에 다이소 1호점을 낸 지 26년 만이었다.

현재 아성다이소는 박 회장과 공동대표였던 신호섭 대표이사 사장이 단독대표체제로 이끌고 있다.

당시 아성다이소는 오너 2세 승계는 아직 논할 시기가 아니라면서 2세 경영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과는 아성다이소 지분 구조가 다르다. 일본기업 ‘다이소산교’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안정적인 지분 구조를 만들었다. 박 회장이 언제 2세 경영 승계에 나선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장녀인 박수연씨는 아버지의 사업을 이을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차녀인 박영주 대표는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박영주 대표는 아성다이소에서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을 맡고 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경영 승계와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게 없는 상황”이라며 “다이소는 앞으로도 고물가시대 국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