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퀄컴 파운드리 수주 2025년 뒤로 밀리나, TSMC와 3나노 경쟁 고전

▲ 삼성전자가 이른 시일에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으로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수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엔지니어들이 3나노 미세공정 웨이퍼(반도체 원판)을 들고 있다.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 기술로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는 시점이 2025년 또는 그 이후로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인 TSMC가 초반부터 3나노 수주 성과를 확보해 적극적으로 생산 투자를 확대해 온 반면 삼성전자는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충분한 생산 능력을 갖춰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4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가 내년 공개되는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프로세서의 유일한 위탁생산 업체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린다.

퀄컴은 당초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을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모두 생산하는 ‘듀얼소싱’ 전략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TSMC가 지난해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는 유일한 파운드리 협력사로 물량을 독점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경제일보는 “삼성전자의 3나노 파운드리 증설 규모가 보수적인 수준에 그쳐 퀄컴이 필요로 하는 생산 능력에 미치지 못 할 수 있다”며 “최소한 2025년까지는 듀얼소싱 체계가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퀄컴 프로세서 수주 물량을 되찾는 시점이 예상보다 늦은 2025년 또는 그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TSMC는 현재까지 3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으로 애플과 미디어텍의 모바일 프로세서 위탁생산 수주 성과를 냈다. 내년에는 퀄컴까지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경제일보는 TSMC 전체 실적에서 3나노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게 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대형 고객사 반도체 수주 성과가 더 활발한 생산 투자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추가 수주를 확보하기 유리한 선순환 체계가 갖춰지게 된 셈이다.

TSMC는 내년부터 N3E와 N3P, N3X 등 여러 3나노 파생 공정을 선보이며 고객사 수요에 맞춰 다양한 기술적 특성과 성능, 가격대로 나누어진 파운드리를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경제일보는 3나노 공정이 TSMC에서 7나노 이후 가장 중요한 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실적에 기여하는 폭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 퀄컴 파운드리 수주 2025년 뒤로 밀리나, TSMC와 3나노 경쟁 고전

▲ 대만 TSMC가 2022년 말 3나노 파운드리 반도체 양산 기념식에서 공개한 웨이퍼. <연합뉴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사인 TSMC보다 먼저 3나노 미세공정을 선보이며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퀄컴과 같은 주요 고객사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며 아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퀄컴은 2021년 선보인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 위탁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다. 그러나 이후 선보인 1세대+와 2세대, 3세대 프로세서는 모두 TSMC가 생산을 담당해 왔다.

경제일보는 스냅드래곤8 1세대 프로세서에서 발생한 발열과 생산 차질 문제가 퀄컴과 삼성전자의 첨단 파운드리 협력 중단에 원인이 되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로서는 퀄컴의 고사양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되찾는 일이 이러한 오명을 벗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에 해당하는 만큼 더욱 중요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

TSMC는 3나노 파운드리 활용 분야를 모바일용 반도체 이외에 PC용 프로세서와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확대하며 수주 영역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TSMC의 최신 미세공정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능력이 다시금 공급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이러한 고객사 주문 물량이 단기간에 급증한다면 삼성전자가 TSMC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3나노 파운드리 물량을 수주할 기회도 커질 수 있다.

경제일보는 “TSMC는 2024~2025년 사이 3나노 미세공정에서 규모의 경제효과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도 최근 파운드리 물량 수주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