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11-23 17: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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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 인수전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 2파전 구도인데 누가 산업은행을 설득할 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MM 인수전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의 2파전 구도로 형성됐다.
두 회사는 인수 자금조달 계획 수립을 마쳤지만 해운산업 재건 의지와 역량을 매각 측에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23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HMM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한진해운 파산 사태로 위축된 한국 해운산업을 재건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최종 인수후보를 선정하는데 있어 해운산업 재건 역량과 의지를 중점적으로 볼 것으로 예상된다.
▲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HMM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했다.
해운산업 역량을 놓고 보면 하림그룹이 두드러진다. 하림그룹은 국내 1위 벌크선 해운선사 팬오션을 계열사로 두고 있어 ‘경험’을 내세울 수 있다.
하림그룹은 2015년 1월 팬오션을 약 1조 원에 인수했다.
당시 팬오션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엇는데 축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하림그룹의 해운업 진출을 두고 투자자들 일각에서는 해운산업 경험 부족을 들어 우려하기도 했다.
하림그룹이 인수 당시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종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년 11월 “팬오션은 국내 대표 벌크선사로 회생절차 종결 이후 환골탈태 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한다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양대 분야 국내 1위 해운선사를 모두 거느리게 된다, 업황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하림그룹이 알짜 계열사를 그룹의 신사업 투자자금줄로 활용했던 이력은 매각 측의 우려를 살 수 있다. HMM은 막대한 현금보유량을 재원으로 삼아 15조 원 규모의 장기 투자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동원그룹은 항만·육상물류 사업 등과 해운업 간의 시너지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그룹은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를 인수하면서 물류 분야에 진출했다.
국내 항만개발, 물류센터 60개, 컨테이너 야드(CY) 등 야적장 36개소(114만㎡)를 통해 연간 컨테이너 30만TEU와 벌크 및 중량물 등을 하역하고 육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의 부산신항컨테이너부두는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터미널로 2026년 7월 2-6단계 개장을 마치면 연간 컨테이너 355만TEU를 처리할 수 있다. 자체 보유한 국내 항만시설이 없는 HMM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전략은 덴마크 국적 해운선사 머스크가 보여주고 있다.
머스크는 육상, 해운, 항공 등 전체 공급망을 아우르는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물류기업 다수에 투자하고 있다.
▲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매각 측은 해운사업 역량과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본입찰 때 후보기업의 재무·경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며 “해운업 이해도나 어떻게 HMM을 발전시킬지 계획도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HMM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인수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해운산업은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세계 7위 컨테이너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선박, 항만, 노선, 해외영업망 등이 분해되면서 해운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큰 파장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