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는 전기 먹는 하마, 초거대 인공지능 이산화탄소 배출량 공개 필요

▲ 머신러닝 인공지능 기술이 막대한 양의 전력 사용량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늘린다. 사진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내부 모습. < Microsoft > 

[비즈니스포스트] 챗GPT(Chat GPT)의 등장은 초거대 인공지능 기술이 대다수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란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구동 방식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이 전력 사용량을 증가시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도했다. 

챗GPT와 같은 언어생성모델뿐만 아니라 자동으로 그림을 그리는 이미지 생성모델 ‘DALL·E’ 모두 딥러닝 방식으로 만든다. 

딥러닝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인터넷 웹에 올라온 수많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읽으면서 패턴을 만들고 질문에 답하며 스스로 진화해 나가는 학습방식을 뜻한다. 

챗GPT와 DALL·E 제작사 오픈AI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등 빅테크 기업 대다수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훈련에 딥러닝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전력이 들어간다. 블룸버그는 2021년 발표된 논문을 인용해 챗GPT 학습에는 1.287GWh(기가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됐으며 이는 미국 가정 120곳이 1년 동안 쓰는 전기량과 비슷한다고 전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502톤으로 미국 자동차 110대가 1년에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논문은 챗GPT가 아직 상용화되기 전 훈련 과정에서만 쓴 전력량을 추산했다. 

수십억 건 이상의 질문이 쏟아지면서 막대한 양의 연산을 수행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로 전력을 사용할지 외부인은 추산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인공지능회사 허깅페이스의 연구원 샤샤 루치오니는 챗GPT 등 인공지능 모델이 이산화탄소 배출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연구했으나 정확한 수치를 집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루치오니 연구원은 블룸버그를 통해 “우리는 챗GPT가 얼마나 전력을 사용하는지 연구했지만 정확히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모델 개발사가 전력 소비량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전력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이를 근거로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전력 사용량 문제로 진통을 겪던 암호화폐를 정부 정책으로 통제한 사례를 소개하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미국 뉴욕주는 2022년 11월 암호화폐 채굴금지 법안을 통과시켜 친환경 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만 암호화폐를 캐도록 했다. 

인공지능 개발업체들도 화석연료 발전으로 만든 전력를 대규모로 소비하면 기후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정부가 제한을 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개발업체들은 인공지능 모델 효율성을 개선하고 전력 사용량을 정확히 집계하는 방식으로 전력소비 및 이산화탄소 발생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오픈AI는 현재 공개한 챗GPT-3 모델을 업그레이드 해 사용자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 관계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막는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컴퓨터 성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챗GPT-4 또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AI와 협업하는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모델의 전력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등을 측정하는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고 자체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