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자리를 내려놓고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경원 부위원장이 1월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공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당권에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경원 부위원장은 “대통령에 걱정을 끼쳤으므로 사의를 표명한다”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 헝가리식 저출산대책을 언급한 뒤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2022년 12월22일 기자간담회에서 저출산대책으로 국가가 약 4천만 원을 대출해 준 뒤 부부가 첫 자녀를 출산하면 무이자전환, 둘째를 낳으면 원금 일부 탕감, 셋째를 출산하면 원금을 전액 탕감해주는 방안을 언급했다.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발언이 정부 의견과 차이가 있다며 공개적으로 나 부위원장과 거리를 뒀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6일 브리핑에서 "
나경원 부위원장이 전날 간담회에서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 면제하는 방향은 개인 의견"이라며 "정부 정책과 무관하며 오히려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결국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실의 우려를 이해한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 뒤로도 대통령실에서는 여러 언론을 통해 나 부위원장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일각에선 해촉설까지도 나돌았다.
윤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로 임명했을 때 당권에 도전하지 말라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나 부위원장이 이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 부위원장의 사의를 받아들인다면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10일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 발표했으며 후보등록은 2월2일부터 3일까지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나 부위원장은 그동안 국민의힘 당권을 향한 관심을 부정하지 않았다.
나 부위원장은 2022년 12월22일엔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는 표 벌어올 줄 알아야 하고 표가 되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고 12월20일 YTN '뉴스라이브' 인터뷰에선 "총선 때 표를 벌어올 사람 따져보면 답이 나올 것"이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에둘러 말하기도 했다.
특히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유력당권주자들이 총집결해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는 자리였던 국민의힘 대구·경북시도당 신년인사회(1월2일)와 배현진 의원의 ‘송파을 신년인사회’(1월5일)에 참석하기도 했다.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힘을 실어주는 버팀목은 당내여론과 청년층의 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규칙이 당원투표 100%로 바뀌면서 나 부위원장에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길리서치가 2022년 12월21일 발표한 ‘국민의힘 대표를 다시 뽑게 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나 부위원장이라 대답한 비율이 22.3%로 1위였다.
나 부위원장의 당권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은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같이 당원들의 큰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참여해야 컨벤션 효과를 일으킨다”며 “당원 총의로 당대표를 선출해 총선까지 이어가야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나 부위원장으로선
윤석열 대통령과 반목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사의표명을 두고도 나 부위원장과 정부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나 부위원장 측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알렸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사의표명 보도가 나온 뒤 김 실장이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