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사업 기반을 강화하면서 적용분야와 판매처를 다각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LG그룹은 최근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되는데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사업도 주요 투자 대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 팔 곳 많아, 아이폰 확장현실 자율주행 다 잡는다

▲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 사업 기반을 단단히 다지면서 스마트폰과 확장현실, 자율주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를 높이고 판매처를 다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아이폰14뿐 아니라 내년 상반기 나올 확장현실 기기와 자율주행 차량용 제품으로 사업을 확대하는데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베트남 하이퐁 지역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이 산업단지를 구축해 뒀는데 이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봉석 LG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방한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을 만나 40억 달러(약 5조원)을 현지에 추가 투자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로이터 등 외신을 보면 현지에선  LG그룹이 특히 LG이노텍을 중심으로 베트남에서 카메라모듈 생산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바라본다.

LG이노텍의 사업은 광학솔루션, 반도체 기판소재, 전장부품 등으로 크게 나뉘는데 이 가운데 카메라모듈과 관련 센서와 부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사업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7%를 넘어 선다. 

LG이노텍이 베트남에서 카메라 모듈 생산능력을 키울 경우 가격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의 2022년 기준 최저임금(월급기준)은 약 140달러로 한국의 1542달러와 비교해 약 9% 수준이다.

LG이노텍으로서는 카메라모듈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높여야 안정적 사업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베트남 생산기지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용으로는 애플 아이폰에 70~80%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은 미국의 중국 무역제재 흐름에 동참하고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산 중심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은 인도와 중국 사이에 위치한 베트남 카메라모듈 생산기지를 강화함으로써 애플 생산기지 이동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은 애플 아이폰뿐만 아니라 확장현실기기에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앱스토어 유료구독자 수가 9억 명에 이를 만큼 고객기반이 넓다”며 “애플이 대중의 수요를 이끌만한 킬러콘텐츠를 보여준다면 확장현실기기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며 이는 공급망에 포함된 LG이노텍의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현재 글로벌 3차원 카메라모듈과 센서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할 때 중국 광학업체가 카메라모듈 부품을 애플을 비롯한 확장현실기 기기 업체에 공급하기는 장기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이 확장현실 기기에 LG이노텍의 3차원 카메라모듈과 센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2030년 10억 대 규모의 확장현실 카메라 모듈 및 센서 시장규모는 40조 원으로 예상돼 LG이노텍이 이 가운데 절반가량만 차지한다 해도 연간매출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사업은 자동차 전장분야에서도 성장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최근 ‘고성능 자율주행용 하이브리드 렌즈’ 2종을 개발해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와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필요한 2가지 종류다. 이 제품들은 렌즈 내부에 얇은 플라스틱과 유리를 교차로 배열해 성능을 높인 특징을 지녔다.

기존의 자율주행용 렌즈는 온도나 외부 힘에 변형되지 않는 ‘유리’로만 제작돼 왔는데 LG이노텍은 플라스틱을 적용해 성능을 키우고 수익성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이 현재 테슬라로 추정되는 북미 고객사와 1조 원대 카메라모듈 수주를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사업 전망을 밝게 보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LG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LG그룹은 이미 베트남에 산업적 기반을 마련해 두고 있으며 투자를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카메라모듈에 한정되지 않고 가전이나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범위로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