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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시장 경쟁 치열, 트랜비 '가품 제로' 도전으로 승부수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2-07-10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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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시장 경쟁 치열, 트랜비 '가품 제로' 도전으로 승부수
▲ 온라인 명품 플랫폼 트렌비는 상품에 대한 신뢰성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트렌비 대표가 최근 '가품' 이슈가 끊이지 않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계에서 트렌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거래액 3천억 원을 기록한 트렌비는 '진품 보증'을 강조하며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계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10일 트렌비에 따르면 '가품 유통 제로화'를 실현하기 위해 전문 명품 감정사를 올해 100명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현재 트렌비의 자체 명품 감정팀에는 감정사 50여 명이 일하고 있다. 

트렌비는 제품 보증을 통한 '상품의 신뢰성'을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2021년 명품감정센터를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트렌비의 경쟁 플랫폼인 머스트잇과 발란의 경우 자체 명품감정센터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해당 플랫폼에서 구매한 상품이 위조품으로 판정되면 한국명품감정원에 의뢰해 감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명품시장에서 트렌비, 머스트잇, 발란 등 3사는 판매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유통구조에 따라 오픈마켓과 구매대행 형태로 분류된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줘 양 측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만든다. 머스트잇과 발란이 오픈마켓 형태로 명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머스트잇은 입점한 판매자들이 제품을 도매가로 구매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한다. 발란의 경우 70% 정도는 오픈마켓 형태로 운영되고 나머지 30%는 해외 부티크에서 직매입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면 트렌비는 소비자를 대신해 제품을 구매한 후 수수료를 받는 구매대행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트렌비는 주문이 접수되면 해외 지사를 통해 명품을 현지에서 구입해 국내로 배송한다. 

트렌비가 직접 오프라인 상품을 구매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재고자산과 인력 운영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지만 물품을 검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가품 논란에서 자유롭다.

트렌비가 강화하고 있는 명품 감정 인력은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중고 명품 재판매'사업에서도 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비는 2020년 중고 명품 재판매 서비스를 출시하고 올해 4월에는 '프리미엄 정품 재판매' 서비스를 도입했다. 

프리미엄 정품 재판매는 개인이 중고로 판매하는 명품의 수거부터 보증, 배송까지 트렌비가 모두 책임지는 서비스다. 개인 사이의 거래(B2C)에서도 트렌비가 중고 명품의 검수를 맡아 제품을 보증하는 것이다.

명품 재판매 서비스는 1년만에 누적 총 거래액이 1690억 원을 넘어서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트렌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2년 총 거래액으로 1조 5천억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며 "명품 재판매 서비스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계에서는 연이은 가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때문에 온라인 명품 판매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

올해 4월 무신사가 판매한 '피어오브갓' 티셔츠가 가품 판정을 받은 데 이어 5월에는 발란에서 판매한 나이키 운동화가 정품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등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명품 채널을 강화하는 것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계에게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오프라인에서 쌓은 소비자 신뢰도를 바탕으로 온라인 명품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트렌비는 2016년 11월 설립됐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업계 경쟁기업인 머스트잇(2011년 5월 설립), 발란(2015년 6월 설립)에 비해 늦은 출발이다.
 
명품 플랫폼시장 경쟁 치열, 트랜비 '가품 제로' 도전으로 승부수
▲ 박경훈 트렌비 대표. <트렌비>

하지만 후발주자인 트렌비에게도 기회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온라인 명품 플랫폼시장이 크게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1위 기업이 존재하지 않고 3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3사는 각각 거래액(머스트잇), 매출(발란), 앱 이용률(트렌비)에서 업계 선두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이유는 명품 브랜드 상품 공급자가 제한돼 국내 명품시장에서는 사실상 '파이 나누기' 싸움이 벌어지고 수요도 제한적이라 결국엔 선두만이 살아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트렌비로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통해 입지를 넓히는 일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지난해 적자를 감수하며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시장 인지도 강화 전략을 펼친 것도 이 때문이다. 

트렌비를 창업한 박경훈 대표는 2016년 영국 옥스퍼드대 소프트웨어공학 석사 과정에 있을 때 '해외에서 사는 것처럼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살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개발자 경력을 살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세계에 유통되는 명품의 가격을 비교한 뒤 최저가 명품을 구매 대행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냈다.

트렌비는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MZ세대의 명품 수요가 늘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빠르게 성장 궤도에 올라탔다.

트렌비 관계자는 “트렌비는 고객에게 가치 있는 소비경험을 제공하면서 거래액보다는 수익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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