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관악구 봉천1-1구역 재건축사업 수주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수도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연달아 쓴잔을 들었는데 이번 봉천1-1구역을 따냄으로써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8일 봉천1-1구역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이번달 안에 대의원회를 열고 입찰제안서를 총회에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14일 마감한 입찰에는 롯데건설과 중흥토건이 참여했다.
봉천1-1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728-58번지 일대의 해바라기아파트와 주변 단독주택들을 재건축해 아파트 807세대를 짓는 사업이다.
2호선 신림역과 7호선 신대방삼거리역 사이에 위치해 그동안 역세권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오는 5월 개통을 앞둔 신림선 당곡역을 도보권에 두고 있다.
하 사장은 봉천1-1구역 재건축사업을 수주한다면 지난 2월 도시정비사업 경쟁입찰에서 두 번 연속 패하며 상처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2월에 경기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과 서울 은평구 불광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각각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에 밀려 수주에 실패했다.
특히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우 상대인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아이파크 붕괴사고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큼 롯데건설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있었음에도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파격조건을 이겨내지 못했다.
롯데건설이 이번에 맞붙게 될 상대는 중흥토건으로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롯데건설보다 10단계 아래인 17위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중흥토건은 2016년 42위에서 2017년 35위, 2018년 22위로 오르더니 2019년에 17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을 품으며 덩치를 더 키운 만큼 롯데건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하 사장은 주택브랜드 롯데캐슬의 인지도를 앞세워 조합원들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롯데캐슬은 5위에 올랐다. 2017년부터 비슷한 순위를 계속 유지할 정도로 국내 주택시장의 강자를 지키고 있다.
하 사장은 2017년 롯데건설 대표에 오른 뒤 주택사업 강화에 힘썼다. 주택부문에서도 특히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여겨지는 도시정비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7년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주택사업본부장으로 일하며 주택사업에 밝은 하 사장이 실력발휘를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롯데건설은 당시 잠실 미성크로바 아파트와 신반포13차, 신반포14차, 방배14구역 등 알짜배기 사업장을 모두 수주했다.
하 사장은 2019년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첫 적용 단지였던 ‘르엘 대치’와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각각 212.1대 1, 82.1대 1의 평균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다.
롯데건설은 2017년 도시정비사업 순위 5위(1조8511억 원)에 올랐다. 2018년(1조5262억 원)과 2019년(1조1236억 원)에는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특히 2020년에는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6326억 원의 수주를 올리면서 3위에 올랐다. 2015년 올렸던 최고기록(2조5743억 원)도 경신했다.
다만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는 2조2230억 원을 수주해 건설사 가운데 5위로 밀렸다.
4위 대우건설과는 1조6천억 원 이상 벌어진 반면 6위 현대엔지니어링과는 2천억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올해도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봉천1-1구역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더 많은 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아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며 "이번 달 안에 개최될 대의원회에서 시공사 선정 과정을 진행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