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그동안 대선에서 높은 적중률로 당선 후보를 지지해왔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선택했는데 한국노총의 안목이 이번에도 맞을지 주목된다.
▲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가운데)이 2월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한국노총이 공식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3월9일 치러질 20대 대선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솔리고 있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에서 특정 후보를 향한 지지를 선언하며 노동계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다만 대선에서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경우는 딱 두 차례뿐이다.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고 모두 당선됐다.
그 외의 경우 한국노총이 공식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각 지역마다 대표자들이 모여 특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곤 했다.
한국노총의 특정 대선 후보 지지선언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 친노동계 성향의 특정후보를 공개 지지하기로 했으나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의 반대로 공식 선언이 무산된 바 있다.
선관위는 "노동단체가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건 단체의 선거운동금지를 명시한 선거법에 위반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국노총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성명을 내고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본인의 이름 앞에 한국노총 직함을 달지 않아 이때의 성명은 공식 지지 선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는 중앙정치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공식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다. 다만 서울, 경남, 대전, 부산 등 지역본부들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2012년 제18대 대선 때는 서울과 부산, 대전, 경남, 경북 등 주요 지부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16대 대선에서 한국노총 지부들이 이회창 후보를 지지했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노총이 선택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섯 번 가운데 네 번으로 80%의 적중률을 보인 셈이다.
다만 이번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한국노총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도 나타난다.
한국노총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지 하루 만에 부산본부 산하 산별조직 대표자와 노동자 1490명이 모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부산본부는 9일 국민의힘 부산시당에 모여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5년을 되찾고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할 경우 직면할 대한민국의 위기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윤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진수 부산본부 부의장은 "140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있는 한국노총에서 대의원 700여 명의 투표로 지지 후보를 결정한 것은 대표성이 떨어져 승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