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토니 노리스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추진하는 제품 고급화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맥도날드 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품질을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이 낳은 문제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한국맥도날드 고급화전략 흔들, 품질과 수익성 모두 잡기 만만찮아

▲ 안토니 노리스 마티네스 한국맥도날드 대표.


10일 한국맥도날드에 따르면 최근 매장에서 사용한 식재료 문제로 식품안전에 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직원교육과 검사항목을 강화해 재발을 방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과 직영점 400여 매장에 대한 일괄점검에 들어갔다"며 "기존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을 섭외하고 직원과 경영진 사이 직통창구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식재료 고급화전략인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를 추진해왔다.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는 햄버거의 핵심인 빵과 패티, 치즈 등 식재료와 조리 과정에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는 전략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베스트버거 이니셔티브 전략을 지속 추진하면서 드라이브스루와 배달서비스 등을 강화해 한국맥도날드의 사업방식을 수익성 중심으로 차차 바꿔 만성적자 문제를 풀어가려고 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미 매출의 60% 이상을 ‘맥드라이브’와 ‘맥딜리버리’에서 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올해 맥드라이브의 서비스 속도를 높이고 하반기까지 2대 차량이 맥드라이브를 동시 이용 가능한 '탠덤 드라이브스루'도 선보이기로 했다. 또 인공지능을 통해 날씨와 시간, 고객정보(번호판)에 따라 다른 메뉴를 추천하는 맥드라이브 전용 스마트 메뉴판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모바일앱과 멤버십서비스 등을 강화해 비대면시대에 필요한 경쟁력을 확보해가기로 했다. 

최근 커피와 치킨, 햄버거 전문점 등 다른 외식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비대면 배달전문매장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데 한국맥도날드도 이 흐름을 따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맥도날드는 이달 초 한 직영점 매장에서 맥도날드 자체 유통기한을 경과한 빵을 고객에게 제공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민단체에서 전국적 불매운동을 펴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어 한국맥도날드로서는 이번 사태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맥도날드는 앞서 2017년에도 비슷한 위기에 빠져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 영향으로 477개였던 전국 매장 수가 2021년 3월기준 404개까지 줄어들었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유통기한 경과 식재료 사용 문제는 마티네즈 대표가 추진하는 식재료 고급화전략과 현장에서 느끼는 비용 절감 압박이 상충된다는 점에서 예상된 결과라는 시선도 나온다.

마티네즈 대표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식재료 고급화전략이 한국맥도날드의 이미지 개선에 상당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맥도날의 영업수지는 더욱 악화되는 문제점을 낳았다는 것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020년 매출 9800억 원, 영업손실 498억 원을 냈다. 코로나19에도 2019년보다 매출은 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9.7% 증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