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호텔사업 경쟁력을 다져 마이스산업에서 실적회복의 발판을 찾고 있다.
25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호텔사업 부진에도 자체 5성급호텔 사업장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호텔계열사 신세계조선호텔은 10월 5성급호텔 '그랜드조선부산'을 개장한데 이어 2021년 상반기까지 4곳의 5성급 호텔을 새로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그랜드조선에 이은 신규 독자 브랜드도 추가로 공개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비즈니스호텔 레스케이프와 5성급 호텔 그랜드조선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래비티와 조선 팰리스 브랜드의 신규 사업장을 내년 상반기까지 도입한다.
그동안 호텔경영을 웨스틴과 같은 글로벌 호텔체인에 위탁해오던 것을 독자경영으로 바꾸는 것이다.
위탁경영은 제휴 수수료가 만만치 않은 데다가 신세계그룹 자체 노하우도 어느 정도 쌓였다는 자신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는 10월 그랜드조선 부산 개장식에서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해 순수 독자브랜드와 소프트 브랜드 제휴 등으로 전략을 이원화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독자 브랜드 호텔들이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신세계그룹의 판단은 다가오는 마이스산업시대에 호텔과 쇼핑몰부문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이스산업이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포괄하는 복합산업을 말한다.
지방자치단체가 박람회나 전시회를 개최하기 위해 조성하고 있는 컨벤션센터 등 마이스단지에는 호텔 등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되는데 신세계그룹은 마이스단지에 들어설 쇼핑센터와 명품관, 호텔 운영권을 확보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K-컨벤션 육성 및 지원사업’ 등을 통해 각 지자체가 마이스산업을 육성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와 경기 성남시·고양시·수원시, 부산시, 울산시, 대구시, 제주도 등이 마이스산업 육성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신세계조선호텔은 코로나19에 따른 관광산업 침체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시점에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큰 5성급호텔을 선보여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신세계조선호텔 실적이 부진해 이 재정적 부담을 모회사인 이마트가 지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신세계조선호텔에 1천억 원의 경영자금을 지원했고 신규호텔 건설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등 모두 3400억 원을 투입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20년 2분기 매출 312억 원, 영업손실 180억 원을 내 2019년 2분기보다 매출은 줄고 영업이익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은 380억 원에 이른다.
이는 호텔 공실률이 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호텔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8월 그랜드조선부산 개장을 2개월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호텔산업 관련 글을 올리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 정 부회장의 장남 정해찬씨는 미국 코넬대학에 유학해 호텔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20년 매출 1609억 원, 영업손실 40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보다 매출은 23% 줄고 영업이익 적자는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