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0-03-03 16:5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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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이 올해 부채 감축과 적자 탈출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코로나19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열차 이용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철도역 입주매장 임대료도 줄여줘야 하는 등 상생도 부담도 안아야 한다.
▲ 손병석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
3일 한국철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철도는 단체여행객이 많은 관광열차의 운행 재개시점을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관광열차 운행을 중단했다”며 “운행 재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코로나19 확산세를 지켜보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전국 5대벨트 관광열차와 바다열차, 경북관광테마열차, 해랑 등의 운행을 2월26일부터 잠정 중단하고 예약한 승객들에게 승차권 예약금액 전부를 환불해 주고 있다.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하면서 한국철도는 실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철도에 따르면 주말인 2월29일과 1일 KTX 이용자는 각각 3만1500명, 3만53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주말의 KTX 이용자보다 각각 84.4%, 84%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진 경북과 대구를 경유하는 경부선의 승객은 최대 87%나 줄었다. 호남선은 76%가량 감소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여행 수요가 줄었다”며 “여행객뿐만 아니라 업무를 이유로 이동하던 수요도 크게 줄어 전체적으로 열차 이용객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열차 이용객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상생’ 기조에 발맞춰 입주매장의 수수료나 임차료를 낮춰주기로 한 점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철도는 코로나19로 승객이 감소하자 상생을 이유로 철도역에 입주한 매장의 수수료나 임차료를 20% 깎아주는 방안을 내놓고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 동안 시행하기로 했다.
손 사장으로서는 2020년을 실적 개선의 원년으로 삼기로 했는데 연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 여파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는 2017년과 2018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순이익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봤다. 2019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부채도 계속 늘고 있다. 한국철도 부채는 2015년 13조5천 억 원, 2016년 13조7천억 원, 2017년 14조9천억 원, 2018년 15조6천억 원으로 계속 확대됐다.
손 사장은 2월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철도는 금융부채만 11조~12조 원이라 가만히 있어도 연간 3천억~4천억 원의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일시적 법인세 환급금이 들어와도 비용, 세금 등에 쓰일 것"이라며 "흑자를 많이 내는 게 아니라 영업적자를 제로로 맞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2020년에 실적 개선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한국철도가 할 수 있는 방안은 많지 않아 손 사장으로서는 답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철도는 2월20일부터 비상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철도역사는 매일 1회 이상, 열차는 운행 앞뒤로 1회 이상 방역하고 있다. 또 전국 주요 40개 역에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해 운영하고 역 맞이방과 매표창구에는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교통과 여행 관련 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철도의 실적이 악화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