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에너지저장장치 안전성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SDI>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를 완벽하게 제어해 신재생에너지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전 사장은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부터 예상치 못한 화재가 발생해 사업을 맡은 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삼성SDI는 이날 처음으로 언론에 울산 배터리 생산시설을 공개하고 특수 소화시스템의 화재 테스트를 시연했다.
전 사장은 “시스템 문제든 배터리 문제든 담당하는 사업에서 문제가 야기돼 유감”이라며 “안전성 개선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에서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에너지저장장치는 내부에서 불이 나도 고열이 주변 셀로 확산되지 않았고 연기만 나며 화재로 번지지 않았다. 외부에서 가스버너로 가열해도 모듈 커버에 들어있는 캡슐에서 나온 소화액이 불을 진화했다.
전 사장은 “이전까지 99.9% 안전했다면 지금은 100%라고 자신할 수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에너지저장장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화시스템 도입이 국내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때문만은 아니라며 2020년부터 미국 소방법 강화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 조치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 시스템을 앞으로 판매할 에너지저장장치에 전면적으로 도입한다. 에너지저장장치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모든 사업장은 삼성SDI가 비용을 부담해 7~8개월 동안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전 사장은 “신재생에너지 생태계가 무너지면 안 된다”며 “안전성 강화 조치를 하루 빨리 마무리 해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17년 8월부터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27건 중 9건이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에너지저장장치에서 발생했다.
전 사장은 최근 발생해 현재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1건을 제외한 이전 8건의 화재를 분석한 결과 삼성SDI의 배터리 문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3건은 설치 과정의 부주의·결함, 5건은 설비 과전압 등 외부요인이었다.
삼성SDI는 14일 에너지저장장치 제품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2천억 원을 투입해 특수 소화시스템을 도입하는 내용의 안전성 대책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