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센터장은 대우증권과 IB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에서 자동차분야의 애널리스트로만 20년가량 경력을 쌓은 이 분야 전문가다.
현대모비스의 팀장과 실장급 이상 간부를 포함해 200여 명 이상 모인 강연에서 고 센터장은 ‘타스(TaaS, Transportation as a Service의 줄임말로 ‘서비스로서의 수송’이라는 뜻) 3.0 시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 자동차산업의 화두는 케이스(CASE, 커넥티비티와 자동화, 공유, 전동화)라는 것이 강연의 주요 내용이었다”며 “현대모비스가 커넥티비티와 자동화, 전동화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해줘야 현대차그룹이 미래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현대모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강의가 진행돼 현대모비스 간부뿐 아니라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공부하고자 참석한 일반 직원들 모두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분기마다 한 번씩 임직원을 대상으로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 ‘H-콘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7월 ‘차량공유 플랫폼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고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선행연구개발을 담당하는 마북연구소에서도 임원역량 향상을 위한 관련 특강이 열렸을 정도로 외부인사의 의견을 구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동차분야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다른 계열사들도 이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8월30일 고 센터장을 초청해 모빌리티산업의 변화와 관련한 특강을 진행했다.
▲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사옥.
고 센터장은 제조 분야 중심의 완성차산업이 서비스 분야로 옮겨감에 따라 현대캐피탈도 이에 발맞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캐피탈 미국 법인 임직원들까지 강연에 참석해 금융 분야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을 놓고 다양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과 주택금융 등 기타 대출사업도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의 완성차 판매와 관련한 할부금융사업이 주된 사업이다.
주력사업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현대캐피탈에서도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획조정실 주최로 모든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상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관련 특강도 열렸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주력 계열사의 CFO가 다 모인 자리에서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의 동향, 그리고 현대차그룹이 이런 큰 변화의 흐름 속에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내용 등이 전달됐다.
현대차그룹이 자율주행과 친환경차, 차량공유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모빌리티산업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사적으로 관련 내용들을 공부하면서 시대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 센터장이 계열사 특강을 다니면서 페이스북에 “미래 모빌리티의 변화에 생산과 판매, 금융등 모든 분야가 예외될 수 없다”며 “현대차그룹이 어떤 ‘빅 빅쳐’를 그리느냐에 따라 자회사들의 역할이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미래 공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