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주식운용실장의 선임을 최대한 서두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이수철 운용전략실장이 최근 사의를 나타내면서 뒤숭숭해진 내부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뜻도 자리잡고 있다.
이 실장은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의 취임 전에 3개월 동안 기금운용본부장 직무대행을 맡기도 할 만큼 기금운용본부 안에서 무게감이 있는 인사였다.
게다가 그는 2006년 기금운용본부에 팀원으로 입사한 후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핵심간부로 승진한 사례로 근무연수도 오래돼 내부 직원 사이에서는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실장의 사임이 확정되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아직 선임하지 못한 주식운용실장을 비롯해 운용전략실장, 대체투자실장, 뉴욕사무소장 등 주요 보직 4곳이 공석 상태로 남는다.
기금운용본부의 운용인력 이탈 문제는 실장급 간부부터 실무 운용역까지 공통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7년 실무 운용역 30여 명이 기금운용본부를 떠났고 2018년에도 9월까지 퇴직자가 20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 안팎에서는 실무 운용역이 3년 계약직이라는 불안한 신분 조건과 더불어 지방(전북 전주)에서 근무하는 여건 등에서 박탈감을 느껴 퇴직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2017년 7월부터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이 임명된 2018년 10월까지 1년이 넘는 기간 기금운용본부의 책임자 자리가 공석이었던 것도 업무인력의 이탈에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7월12일 '2018년 상반기 기금운용역 임용장 수여식'에서 실무운용역의 처우 개선을 약속했지만 12월 현재까지도 별다른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처우 개선 변화 조치를 묻는 질문에 “김 이사장이 기금운용역의 처우 개선과 관련해 꾸준히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안다”고만 대답했다.
이 관계자는 “운용역 처우 등 인사권은 이사장에게 있고 안 본부장은 보직 부여의 권한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며 “사기 증진을 위해 실장급 직위에 공모가 아닌 내부 승진으로도 인사가 이뤄질 수 있으니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운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운용인력 처우 개선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실장급의 독립성 문제와 열악한 실무 운용역의 처우문제는 오래된 문제인데 서둘러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운용인력의 열악한 처우문제는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으로 말미암아 문제를 풀기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