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연예기획사 ‘밀리언마켓’을 새 음악 레이블(상표)로 끌어안아 성장동력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밀리언마켓에는 주로 힙합과 R&B 장르의 실력파 아티스트가 대거 소속돼 있어 SM엔터테인먼트가 ‘중견 아이돌’ 기획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음악 장르의 다양성을 더해 10대, 20대 소비자와 글로벌시장을 공략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밀리언마켓 인수로 아이돌 기획사 이미지 벗나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


24일 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 슈퍼주니어, 레드벨벳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으로 4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른바 ‘중견 아이돌'의 뒤를 이을 신진아이돌과 아티스트 부분에서는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시스템의 보이그룹 ‘NCT127’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NCT127은 미국 데뷔 앨범 ‘레귤러-이레귤러’가 22일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86위에 오르며 글로벌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타이틀곡으로 라틴 트랩 장르의 음악을 선택한 점이 눈에 띈다.

라틴 트랩은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유행하고 있는 장르 가운데 하나로 힙합의 한 종류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케이팝(K-POP) 가수가 미국에서 라틴 트랩 장르의 음악을 내놓는 것은 흔하지 않다”며 “NCT127의 ‘레귤러’는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문화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음악으로 이 시장의 많은 소비자들이 NCT127의 음악을 구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시장 공략에 아이돌그룹의 시스템적 측면뿐 아니라 음악적 측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에 앞서 2016년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EDM) 레이블인 스크림레코즈를 만드는 등 세계 음악시장의 추세를 반영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밀리언마켓을 산하 음악 레이블(상표)로 넣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가 지분 투자를 통해 밀리언마켓의 지분 50% 이상을 인수하면서 밀리언마켓은 SM엔터테인먼트의 음악 레이블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밀리언마켓은 싱어송라이터 수란과 래퍼 페노메코, 챈슬러 외에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고등래퍼2’ 출신 오담률, 지코의 형인 래퍼 우태운 등을 소속 가수로 두고 있는 연예기획사다.

SM엔터테인먼트가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뜨거운 장르인 힙합 쪽 아티스트들과 전문성을 확보해 음악사업의 영역을 넓혀나갈 자원을 마련한 셈이다. 

힙합 장르의 인기는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의 인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9월 지상파, CJENM,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사의 클립 영상을 위탁받아 온라인에 유통하는 스마트미디어렙(SMR)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TV 등에서 서바이벌 예능 영상의 재생 순위를 조사한 결과 엠넷의 ‘쇼미더머니 트리플세븐’이 모두 1530만648회의 재생 수를 보이며 2위에 올랐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의 뒤를 바짝 이었다.

쇼미더머니는 7번째 시즌에 들어섰는데도 높은 인기를 유지해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들과 차이를 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는 밀리언마켓을 새 음악 레이블로 삼아 힙합 장르의 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밀리언마켓 소속 가수들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김동준 SMC&C 공동대표이사를 밀리언마켓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한 점도 밀리언마켓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방송활동과 글로벌활동이 점쳐지는 부분이다.

SMC&C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의 연예 기획사로 연기자와 희극인 등의 매니지먼트 사업과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프로그램 제작사업, 다양한 예능 및 TV프로그램 제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영상 콘텐츠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김 대표는 매니지먼트부문과 미디어기획부문을 두루 거친 전문가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가 재능 있는 래퍼들이 많이 소속돼 있는 밀리언마켓을 레이블로 둬 각 장르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10대, 20대 팬덤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새 레이블의 합류만으로 SM엔터테인먼트가 특정 장르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