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16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협의체로 전략,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기술(ICT), 글로벌 성장, 커뮤니케이션, 인재육성, 사회공헌 등 7개 위원회로 구성돼 있다.
SK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는 최태원 회장이 수감된 경영 공백기에 비상경영 의사결정기구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에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반적으로 그룹의 지주사가 맡는 역할 대부분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넘겼다.
지주사가 그룹의 모든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대신 각 계열사의 전문경영인이 그룹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계열사 대표이사와 같은 전문경영인이 자율적으로 사안을 판단한 뒤 이를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다른 전문경영인과 조율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의 위원장은 각 분야의 주요 CEO들이 맡고 있다. 지주사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전문성을 강화하고 그룹 전체가 공유해야 할 경영전략을 계열사에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SK그룹 지주사인 SK는 경영실적 평가를 제외한 모든 권한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넘기고 투자전문회사로서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 회장은 2015년 CEO세미나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한 '따로 또 같이'는 가장 좋은 지배구조”라고 말했는데 이는 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한 집단 경영체제가 지주사의 일방적 의사결정보다 합리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삼성전자의 옛 미래전략실과도 구분된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 그룹의 중요 의사결정을 담당할 컨트롤타워는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의 큰 문제점은 미래전략실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결정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그룹의 컨트롤타워 없이 경영이 될 수 없다.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가 문제였을 뿐 그룹 컨트롤타워는 필요하다”며 책임을 지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봤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법인이 아닌 만큼 명확한 법적 조직은 아니다.
하지만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로써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SK그룹의 주요 계열사 CEO들이 각 분야에서 책임을 지고 그룹 전체의 문제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가 결정한 사안은 조대식 SK수펙스협의회 의장이 책임지는 구조다.
조 의장은 지주사 SK의 사내이사도 맡고 있어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위치에 있다. 또 수펙스협의회에서 결정되는 안건은 모두 기록으로 남아 책임 소재를 묻는 데 어려움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