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조선사들과 신규 컨테이너선 발주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창근 현대상선 대표이사 사장이 약속했던 2020년 2분기 흑자 전환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왼쪽)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8일 서울시 중구 대우조선해양 본사에서 개최된 선박 건조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새로 발주한 컨테이너선 20척 가운데 12척은 2만3천 TEU급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선급이 1만3천 TEU급이라는 것을 살피면 현대상선은 이를 통해 선적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적량이 늘면 두 번 운송해야 하는 양의 화물을 한 번의 운송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운송에 드는 원가도 크게 절감된다.
현대상선은 머스크, 코스코 등 대형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낮은 운임을 유지하며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낮은 운임에도 버틸 수 있도록 원가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 사장은 8월29일 열린 ‘한국해양진흥공사-한국선주협회 업무협약식’에서 현대상선의 흑자 전환 시점을 올해 3분기에서 2020년 2분기로 늦췄다. 신규 선박의 발주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그때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넘겨받기 때문이다.
이번 발주는 예전부터 계획돼있던 사항이었지만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투자가 늦어지면서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많았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의 흑자 전환 계획이 다시 연기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 지원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현대상선이 발주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우려가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 2020년 2분기에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선박이 최종적으로 선박을 받는 날짜가 2021년 6월30일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에 따르면 이 날짜는 현대중공업이 건조하는 1만5천 TEU급을 받는 시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건조하는 2만3천 TEU급 선박은 2020년 2분기에 모두 넘겨받는다.
2020년 2분기에 2만3천 TEU급 선박을 받으면 현대상선은 선적량 증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해운회사들의 저운임 출혈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정확한 투자계획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계약을 진행한 이유를 놓고 “한국해양진흥공사의 구체적 투자 일정, 투자 방법, 투자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투자 자체는 기정사실이기 때문에 투자를 염두에 두고 계약을 진행했다”며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10월 초에는 구체적 투자계획이 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의 건조계약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와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구체적 건조 내용은 대우조선해양 2만3천 TEU급 7척, 삼성중공업 2만3천 TEU급 5척, 현대중공업 1만5천 TEU급 8척 등이고 총 투자금액은 3조1532억 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