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가 곧 적용될 ‘유로6’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유로6은 유럽연합이 도입한 디젤차량 배기가스 규제단계를 말한다.
완성차회사들은 엔진을 교체하거나 해당차량을 단종하는 방법으로 규제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부터 국내에서 출시되는 디젤 승용차에 ‘유로6’ 규제가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한국에서 적용되는 유로6 규제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이 아닌 총 중량에 따라 시기를 달리해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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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6 규제로 단종이 예상되는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
총 중량 3.5톤 이상 차량은 올해 1월 이미 시행됐고 오는 9월부터 3.5톤 미만의 승용차까지 확대적용된다.
완성차업계는 유로6이 적용되는 9월부터 이전 단계의 규제인 유로5보다 입자상물질은 50%, 질소산화물은 80% 가량 줄여야 한다. 이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차량은 생산과 수입이 금지된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유로6의 적용을 앞두고 규제에 걸리는 차량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거나 해당차량을 아예 단종하는 방법으로 대응하려 한다. 그러나 엔진을 교체하면 해당차량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배기량이 낮은 디젤 차량에 대해서 엔진 개선을 거의 끝냈다. 이미 i30, i40, 쏘렌토, 그랜저 디젤 등을 유로6 기준에 맞춰 출시했다.
문제가 되는 차량은 베라크루즈다. 배기량이 낮은 차량들은 엔진의 촉매방식을 약간 바꾸면 유로6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2.5리터가 넘는 차량들은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현재 베라크루즈를 단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엔진을 탑재하더라도 가격인상폭이 커 차량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오는 6월 티볼리 디젤모델을 출시하는데 이 차량에 탑재할 1.6리터급 디젤엔진을 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재생산하려고 한다. 코란도 시리즈도 유로6 기준에 맞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QM3와 SM5 디젤모델에 쓰이는 1.5ℓdCi엔진을 유로6 기준에 충족시키지 못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로6가 의무 적용되는 9월에 맞춰 르노삼성이 최근 개발한 1.6리터급 ‘에너지 dCi 160’이 장착된 신형차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 전까지 기존의 엔진 성능을 개선해 완성차 가격상승을 최소화하려 한다.
한국GM은 말리부를 제외한 크루즈, 올란도, 캡티바 등의 차량을 유로6 기준에 맞춰야 한다.
말리부는 GM의 계열사인 독일 '오펠'에서 엔진을 수입해 와 유로6 기준에 맞췄다. 다른 차량들도 이런 방식을 통해 규제를 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계열사로부터 엔진을 공급받기 때문에 가격인상도 최소화할 수 있다.
외국 자동차회사들은 유로6 기준을 맞추지 못한 디젤승용차에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후처리 장치를 부착해 시장에 내놓고 있다.
완성차회사들이 새로운 엔진을 개발하지 못한 경우 이런 방법으로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300만 원 이상의 가격상승이 불가피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 디젤차량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유로 6 기준을 만족하고도 가격 상승을 최소화하는 것이 업계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심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