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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대표 |
이석구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사장이 스타벅스 고급 이미지 만들기에 나섰다. 일반 커피보다 2배 비싼 리저브 커피를 내놓고 매출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브랜드 커피점들이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인데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서울 스타벅스 압구정로데오역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저브 커피와 새로운 커피추출기 클로버의 도입으로 한층 높아진 커피 애호가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더욱 특별하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맛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원두의 종류는 두 종류로 가격은 각각 6천 원과 7천 원이다. 기존의 아메리카노 가격 3900원과 비교할 때 각각 53.8%, 79.5% 비싸다. 이 사장은 "고객에게 최상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매출 목표는 없다"고 했다.
그동안 리저브 커피는 스타벅스가 진출한 64개 국가 중 미국, 영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선보였다. 리저브 커피는 소비자가 원하는 원두를 직접 골라 주문하면 전문 바리스타가 리저브 커피 추출기인 '클로버'를 이용해 추출해 만든다.
리저브 매장은 국내에 5군데다. 전국에 600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출로 승부를 보기에 적은 숫자다. 결국 비싼 커피를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겠다는 전략이 아니다. 비싼 커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이미지를 쌓겠다는 전략이다. '매출 목표는 없다'는 그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닌 셈이다.
스타벅스는 1999년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연 뒤로 '된장녀 신드롬'까지 낳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판다고 할 정도였다. 스타벅스 커피는 말 그대로 ‘잘 나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꼬리표를 뗀 지 오래다. 커피빈, 카페베네 등 브랜드 커피점들이 사방에서 스타벅스를 둘러싸고 있고 중저가의 이디야커피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고급 프리미엄 커피와 중저가 브랜드 커피점들 사이에 낀 애매한 위치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벅스가 고급 브랜드 커피를 내놓음으로써 스타벅스의 위치를 재정립하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타벅스가 이도 저도 아닌 이미지보다 예전의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되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편한 곳'이라는 이미지보다 '특별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이 성공할 지는 미지수다. 스타벅스에 이미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씌워진 탓이다. 훈련된 전문 바리스타가 리저브 커피를 만든다고는 하나 스타벅스는 어디까지나 체인점이라는 약점이 있다. 정말 맛과 향을 찾는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어설픈 고급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한국 소비자만 봉이냐는 고가 마케팅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원성만 살 수도 있다. 리저브 커피의 가격은 미국 스타벅스에는 2달러 75센트, 우리 돈으로 3천 원부터 시작한다. 한 커피 전문가는 "고급 커피문화를 전파하겠다고 해도 굳이 비싼 가격을 책정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