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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원 신한은행장 <뉴시스> |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서 행장은 2015년 3월에 임기가 끝난다. 그는 신한사태 직후인 2010년 12월 당시 이백순 은행장 뒤를 이어 취임했다. 서 행장은 취임 이후 신한은행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2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올해도 꾸준히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서진원 행장은 이런 성과에 힘입어 내년에도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서 행장이 최근 고객계좌 불법조회를 은폐했다는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 서진원, 신한은행 1위 굳건히 지켰다
서진원 행장은 올해 신한은행이 독보적 실적을 내는 데 공헌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으로 순이익 1조2720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16.72%나 늘어났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들이 지난 3분기까지 거둔 전체 순이익 중 약 25%를 차지하기도 했다.
서 행장은 신한은행의 위험관리에 힘써 올해 벌어진 각종 금융사고를 피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신한은행은 올해 초 발생한 KTENS 협력회사 대출사기에 연루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보유했던 모뉴엘 여신도 사건이 터지기 전에 모두 정리했다.
서 행장은 유동성 예금과 우량한 대출고객을 확보하는 데 신경을 쏟았다. 신한은행은 지난 3분기에 예대율 98.7%를 기록했다. 예대율은 은행의 자산구성을 살피는 기준으로 98%대일 경우 안정적으로 자산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금액을 미리 추정해 쌓아놓는 대손충당금도 크게 줄였다. 신한은행은 지난 3분기까지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들어간 대손비용으로 372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줄어든 수치다.
서진원 행장은 이런 실적에 힘입어 무난하게 연임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 행장은 신한사태를 깔끔하게 뒷수습했고 재임기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며 “올해 실적을 고려하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서진원 발목 잡는 고객계좌 불법조회
서진원 행장은 신한사태로 자리에서 물러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지인과 직원가족 등의 계좌를 지난해에 불법으로 조회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서 행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12월 초까지 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신한사태에 따른 신한은행 불법 계좌조회 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뒤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며 “2015년 초에 제재심의위원회에 안건을 올려 제재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신한사태는 신한은행이 2010년 9월 당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발생한 내분을 가리킨다. 이 사태로 신 사장 외에도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모두 자리에서 물러났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10일 서 행장을 고객계좌 불법조회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당시 “서 행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신한사태에 대해 모른다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계좌정보를 조직적으로 조회하고 추적한 것은 중대한 불법행위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은 내년 2월 이후에 제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검사 시작에서 제재까지 일반적으로 4개월 이상을 걸린다.
금융위원회가 연내에 시행하겠다고 밝힌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변수다. 모범규준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금융기관 CEO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하도록 규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진원 행장이 연임하려면 신한사태에 따른 불법적 등을 제대로 끝내야 한다”며 “그것이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연임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