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2018-03-21 15:23:04
확대축소
공유하기
삼아제약 주가가 급등해 상한가를 보였다.
유한양행과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위산역류 치료 복제약 출시 경쟁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허억 삼아제약 명예회장(왼쪽)과 허준 삼아제약 대표이사.
21일 삼아제약 주가는 장을 시작하자마자 가격제한폭(29.93%)인 2만6050원까지 올랐고 그대로 장을 마감했다.
삼아제약 주가가 급등한 이유를 놓고 다케다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인 ‘덱실란트’ 복제약 경쟁에서 삼아제약이 승리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는 말이 나온다.
삼아제약은 그동안 유한양행과 덱실란트 복제약 출시 경쟁을 펼쳐왔다.
최초의 복제약은 9개월 동안 독점판매권이 부여되기에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다케다제약의 덱실란트는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호평받고 있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위산이 과다 분비되면 식도로 역류하면서 손상과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방법 가운데 위의 산도를 높여주는 단백질인 ‘양성자 펌프’를 억제해 위산도를 낮추는 치료법이 있는데 이 때 투여하는 약성분이 양성자 펌프 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다. PPI는 치료율이 70~90%이 될 정도로 강력한 위산 분비 억제가 가능하다.
1세대 PPI는 단기적 효과를 뛰어났지만 약효 지속시간이 짧아 1일 2회 복용해도 효과가 하루 종일 지속되지 않았고 수면 중 일어나는 통증에 취약했다. 환자의 유전자에 따라 일부에게는 약효가 약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다케다제약의 덱실란트는 이런 단점을 개선한 2세대 PPI다.
덱실란트에는 세계 최초로 ‘이중지연방출’ 기술이 적용됐다. 복용 1~2시간 안에 전체 과립의 25%가 1차로 방출되고 3~4시간 이후에 나머지 75%가 분해돼 1일 1회 복용만 하면 된다. 1세대 PPI는 아침식사 이전에 먹어야 효과가 났는데 덱실란트는 어느 때나 가능하다. 환자의 유전자에 따른 차이도 없다.
덱실란트는 2009년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판매를 늘려나갔다. 현재 미국 연간 매출은 1조 원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제일약품이 2013년부터 판매를 맡았고 2016년 원외처방액 129억 원, 2017년 137억 원을 냈다.
국내 제약사들은 지난해부터 덱실란트 복제약 출시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삼아제약은 지난해 5월, 유한양행은 6월, 태준제약은 8월 복제약 출시를 위한 생동성시험을 신청했다.
덱실란트 복제약 출시의 최대 장애물은 다케다제약이 등록한 다양한 덱실란트 제조 관련 특허다.
이에 유한양행은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하며 복제약 출시를 앞당기려고 하고 있고 삼아제약은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통해 특허를 우회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은 청구인의 확인대상 발명이 등록된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심판이다.
삼아제약이 덱실란트 복제약을 만드는 방법이 다케다제약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는 절차를 밟는 것으로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일종의 우회전략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