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3-19 12: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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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당국이 현대기아차의 에어백 결함을 조사하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브랜드 가치 훼손, 징벌적 과징금 부담 등 치명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9일 미국의 현대기아차 에어백 결함 조사를 놓고 “과거 렉서스와 타카타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안전 문제는 회사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파악했다.
▲ (왼쪽부터)ZF, TRW, 현대자동차 로고.
미국의 현대기아차 에어백 조사 결과에 따라 제2의 렉서스 또는 타카타 사태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토요타는 2009년 8월 미국에서 렉서스 ES350 차량에 탑승한 경찰관 가족 4명의 충돌사고를 계기로 전 세계에서 대규모 리콜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1200만 대를 리콜하고 리콜, 합의금, 벌금 비용으로 5조 원 이상을 쓴 것으로 추산된다.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여러 브랜드에 표준화 부품을 적용하면서 리콜 규모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의 조사 결과 부품회사인 ZF-TRW가 공급한 에어백 제어장치 문제로 밝혀지면 ZF-TRW가 일본 에어백 제조회사 타카타의 뒤를 이을 수도 있다.
타카타는 에어백이 전개될 때 금속 커버가 파열돼 탑승자에 상해를 입히는 문제로 2014년부터 모두 4310만 개 제품을 리콜했다. 리콜 비용, 벌금, 피해자 합의금 등으로 20조 원 이상을 부담하면서 결국 파산 및 매각 절차를 밟았다.
문제가 된 타카타의 에어백을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완성차회사뿐만 아니라 다임러, BMW, GM 등 미국과 유럽 완성차회사들이 공급받으면서 전 세계 완성차업계가 타카타 에어백 결함의 타격을 입었다.
김 연구원은 “ZF-TRW가 공급한 에어백 제어장치가 문제의 원천이면 대량생산체제를 갖춘 부품회사의 특성상 제2의 타카타 사태가 발생할 수 있으면 현대기아차의 리콜 비용은 모두 ZF-TRW에 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완성차 설계 문제라면 현대기아차는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징벌적 과징금을 부담하는 사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17일 “현대기아차의 에어백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국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2011년형 현대차 쏘나타, 2012년과 2013년형 기아차 포르테 등 모두 42만5천 대로 추산된다.
이 차량의 충돌사고 6건에서 에어백이 부풀지 않아 4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
도로교통안전국은 비슷한 결함으로 이미 리콜 조치된 FCA 차량도 조사하고 있다.
세계 3위 에어백 제조회사인 ZF-TRW은 성명을 내고 비밀유지 약정으로 어느 완성차회사가 문제가 된 에어백 제어장치를 구매했는지 밝힐 수는 없지만 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