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이 높은 부채비율을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독자적으로는 부채비율을 줄일 방법을 찾기 어려워 신세계그룹의 지원이 절실한 만큼 이명희 회장이나 정용진 부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이명희, 신세계건설 높은 부채비율 해결 고심  
▲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최근 전환사채 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검토했다가 이를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이마트를 통해 신세계건설를 재무적으로 지원하려 했다가 자칫 이마트의 경영에 위험을 초래해 배임논란에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한다.

신세계건설은 2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096%에 이른다. 신세계건설의 부채는 3분기 기준으로 6035억 원이나 된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가 32.4%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명희 회장이 9.49%, 정용진 부회장이 0.8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최근 복합쇼핑몰 개발에 나서면서 신세계건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이번에 사채 발행을 취소한 것으로 보아 신세계건설이 그룹 안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는 듯하다”며 “신세계건설이 그룹의 지원을 약속받지 못한다면 투자자를 모집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건설은 3분기까지 매출 5518억 원, 영업이익 119억을 올렸다. 지난해에 매출 4413억 원, 영업손실 202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건설은 그동안 신세계와 이마트 등이 발주하는 매장을 건설하는 사업에 주력했다. 최근 3년(2010~2012년) 동안 전체 매출 가운데 계열사가 발주하는 공사 비중이 평균 70%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마트가 신규출점 제한에 묶이면서 계열사가 발주하는 일감이 줄어들어 고전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이런 상황에서 민간 주택사업에 뛰어드는 등 사업다각화도 검토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민간 주택사업에 나섰다가 실패할 경우 부담을 더욱 안게 될 것을 우려해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신세계건설의 장충동 사옥을 228억 원에 매입하는 방법으로 재무적 지원을 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