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만 임원인사를 남겨놓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으면서 4대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정기 임원인사 발표를 앞둔 현대차그룹도 세대교체 기조를 이어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연말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 바람 불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그룹은 12월25일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에 전무급 이하 임원들을 대상으로 정기 임원인사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금요일 또는 월요일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2016년 정기 임원인사 명단은 '박근혜 게이트'로 해를 넘겨 2017년 2월6일 월요일에 발표됐다. 

현대차그룹은 연중에 수시로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을 대상으로 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10월 말에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글로벌 조직개편에 따른 임원 보직이동 및 승진인사를 실시했다. 

삼성, 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삼성전자는 11월 초 사장급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기존 대표이사들이 대거 물러나고 김기남 사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50대 경영진이 새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이어 11월16일에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를 발표했는데 역대 최다 수준인 221명이 승진하며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임원들이 대거 경영전면에 나섰다.

SK그룹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했다. 새 임원들의 평균 나이는 48.7세로 젊어졌으며 이 가운데 30%가 70년대생이었다. 

LG그룹은 세대교체보다 성과주의 방침을 앞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은 11월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점을 감안해 LG, LG전자, LG화학 등을 포함해 12개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은 유임했고 역대 최대 수준인 154명이 승진했다.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센 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그룹 승계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그룹 안팎에서 세대교체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12월까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정 부회장 승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과 정 부회장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임원인사를 통해 변화의 의지를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극심한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전 계열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가 최근 글로벌 조직개편으로 조직체계에 변화가 있었던 만큼 현대차그룹이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세대교체보다 조직안정에 무게를 실을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을 필두로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지만 오너 공백을 겪고 있는 삼성그룹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건재하며 정의선 부회장도 경영보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