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인공지능(AI)기술기반 의료진단 장비인 ‘왓슨’이 인간 의사와 점차 유사한 처방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천대길병원은 5일 가천대 의과대학에서 ‘왓슨 도입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동안의 진료 성과와 환자 분석 데이터 등을 공개했다.
▲ 지니 로메티 IBM CEO(왼쪽)와 마이크 로딘 수석 부사장이 2014년10월 ‘IBM 글로벌 왓슨’ 본사를 열었다. |
왓슨은 환자데이터를 입력하면 최적의 치료법을 의료진에게 제시하는 인공지능기기다.
의학저널 290종과 의학 교과서 200종 등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와 다양한 환자 임상 사례가 입력되어 있는데 이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에게 치료방법을 강력추천, 추천, 비추천으로 구분해 제시한다.
가천대길병원은 2016년 12월 국내 최초로 왓슨을 도입했는데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인간 의사의 치료법과 일치할 확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동안 길병원에서 왓슨을 이용해 진단받은 환자는 총 557명이었다.
암종별 진료환자를 대장암이 153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 146명, 위암 101명, 폐암 100명, 자궁암 35명, 난소암 16명, 전립선암 5명, 방광암 1명 순이었다. 전립선암과 방광암의 경우 왓슨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에서야 진료가 가능해져 환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한다.
길병원에 따르면 전체 대장암 환자 중 118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의료진이 생각한 치료법과 왓슨의 ‘강력추천’으로 제시한 대장암 치료법이 일치할 확률은 55.9%였다.
이 결과는 외국에서 2009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한 기존 일치율 48.9%보다 7% 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강력추천과 더불어 추천 치료법까지 포함하면 의견 일치율은 더 높아진다. 대장암이 78.8%로 가장 높은 의견 일치율을 보였고 직장암(77.8%)·위암(72.7%)으로 뒤를 이었다.
백정흠 길병원 외과 교수는 “아직 100% 일치하진 않고 있지만 인공지능의 환자 분석능력은 나날이 향상하고 있다”며 “예전보다강력추천 의견일치율이 높아진 것은 의사 집단도 왓슨의 능력을 더 신뢰하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백 교수는 “왓슨과 같은 인공지능 장비를 잘 활용하면 환자들이 낮은 의료비용으로 큰 진료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의료분야에 인공지능 활용영역이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