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수펙스추구협의회가 SK그룹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너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올해 연말인사에서도 수펙스추구협의회에 힘이 크게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이 7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며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 최고 협의·조정기구로 산하에 전략, 에너지·화학, ICT, 글로벌성장, 커뮤니케이션, 인재육성, 사회공헌 등 7개 위원회를 두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한 명을 제외하고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을 모두 바꾸며 대대적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 회장의 경영공백기에 SK그룹 집단지도제체로 다소 느슨한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본격적으로 오너 중심체제 구축을 위한 참모조직으로 변신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회사인 SK의 일부 기능을 합칠 것이란 말도 일각에서 나온다.
지주회사의 주요 역할은 계열사 사업관리인데 SK그룹은 사실상 SK가 아닌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이 기능을 하고 있다. SK가 투자전문회사로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사업관리 기능은 모두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넘길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성장위원회는 위원장의 교체 가능성이 나온다.
다른 위원회는 모두 지난해 세대교체를 통해 위원장이 교체됐지만 글로벌성장위원회는 2015년부터 3년 가까이
유정준 SKE&S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통상적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의 임기는 2년이다.
최태원 회장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글로벌 협력기능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글로벌성장위원회에는 변화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어떤 계열사가 새로 합류할 지를 놓고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유정준 SKE&S 사장 겸 SK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 |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16개사로 구성돼 있는데 SK증권 매각으로 빈자리가 생겼다.
1~2개의 계열사가 새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후보로 올해 8월에 인수된 SK실트론과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등이 꼽힌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자리잡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소속된 계열사 CEO들은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최태원 회장이 주재하는 CEO 세미나 등 그룹의 주요 행사에도 참석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운영비용은 계열사들이 매출 기준으로 분담하고 있어 SK브로드밴드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조2122억 원을 내 SK실트론의 6832억 원, SK머티리얼즈의 3720억 원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SK그룹이 반도체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이 편입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어떤 계열사가 편입될 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