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이어 유럽 중국으로 제네시스 판매지역을 넓힌다. 하지만 한국은 물론 고급차 격전지인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해외시장 확대에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1~10월 한국에서 제네시스 차량 4만4809대를 팔았다. 2016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제네시스 국내판매가 19% 줄었다. 
현대차 제네시스 미국과 한국 모두 판매부진, 해외판매 확대에 부담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같은 기간 현대차 국내판매(제네시스 국내판매 포함)가 7.8% 늘어난 것과 대비돼 제네시스 판매부진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주요 해외시장으로 삼고 있는 미국에서도 판매부진을 겪었다. 1~10월 미국에서 판매된 제네시스는 1만7015대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26% 줄었다. 

같은 기간에 현대차 미국판매는 13% 줄어들면서 미국에서 주요 완성차회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판매 감소폭을 보였는데 제네시스의 감소폭은 더 컸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G70을 팔기 시작했다. G70 신차효과로 제네시스 판매량을 끌어올리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 초 미국에도 G70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유럽, 중국에도 순차적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시장인 한국과 미국에서 제네시스 판매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현대차는 8월 기존 제네시스전략팀을 제네시스사업부로 확대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키우는 데 힘을 실었다. 제네시스사업부는 출범한 뒤 바로 미국에서 현대차와 제네시스 판매망 분리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작업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현대차 대리점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도 팔면서 고급차 구매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제네시스 브랜드를 찾지않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게다가 제네시스 판매량이 미국, 한국에서 주춤하면서 현대차가 미국과 한국에서 제네시스 판매를 안정화한 뒤에야 유럽, 중국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2018년 말 유럽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 반조립제품 수출 방식으로 제네시스 브랜드 차량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2017년 3월부터 중국에서 사드보복을 받아 판매에 큰 타격을 받은 뒤 최근에야 판매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 현대차가 사드보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에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유럽, 중국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한 뒤에도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유럽 고급차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유럽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제네시스 브랜드가 자리를 잡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은 2~3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고급차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링컨 등 전세계 고급차 브랜드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과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는 일정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내부 계획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의 해외시장을 순차적으로 넓힐 것”이라며 “이와 함께 SUV, 쿠페 등 제네시스 브랜드 제품군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