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의 사무직을 대상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다. 개인별 성과급 차이를 최대 70%까지 확대한다.

권오갑 사장 체제 이후 임원감축과 조직개편에 이은 경영정상화 조치다. 이번 연봉제는 조선3사에 모두 도입되는데 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한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에 성과연봉제 도입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은 임원 및 과장급 이상 사무직 5천 명을 대상으로 올해 성과연봉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10일 직원들에게 설명회를 열었다. 내년에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한다.

연봉제 도입으로 개인별 성과급 차이는 임원의 경우 70%, 직원은 60%로 커진다. 연봉제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 함께 도입되며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모든 계열사에 적용된다.

연봉제 도입은 권 사장 취임 이후 사장 직속으로 만들어진 제도개선팀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현대중공업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그동안은 사업본부별 업종이 다른데도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를 계산해 특정 사업본부가 적자가 나도 그해 다른 사업본부에서 흑자를 내면 똑같이 성과급여를 받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 철저하게 본부별 성과에 근거해 성과급여가 지급돼 본부별 경쟁체제가 도입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제도개선팀을 사장 직속으로 가동한 결과 일 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차등 성과지급에 대한 요구가 높아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한 관계자는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과 수주실적, 매출, 안전 등을 지표로 하는 사업본부별 평가기준을 새로 마련하기도 했다. 평가기준에 따라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누어 연봉을 결정한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본부에서 단기성과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5년 동안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기성과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연봉제 도입으로 개인 및 조직 평가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만큼 전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10대그룹 가운데 유일한 호봉제를 유지해 왔다.

권 사장은 취임 때부터 일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취임사에서 “일로 승부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평가받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며 “학연 지연 서열이 아닌 오직 일에 근거한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직원 2만7246명에게 지급한 연간 급여총액은 1조9704억8270만 원이다.

현대중공업 내부에서 연봉제 도입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사업부 대부분이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연봉제가 도입되면 임금이 오르는 직원은 극히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래서 일부 직원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인건비 절감이나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