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면세점사업 흑자전환을 앞두고 서울 강남과 인천공항 점포 두 곳의 추가개장 준비에 힘쓰고 있다.

명품 유치에서 앞서가는 등 가파른 성장의 기대가 높지만 사드보복으로 중국인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새 매장의 초기비용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품 유치 성공 앞세워 '면세점 3강' 재편 속도전

▲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백화점부문의 정체를 면세점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며 만회하고 있다. 면세점 자회사인 신세계DF는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적자 200억 원을 봤지만 증권가는 올해 3분기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내년 백화점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면세점의 적자개선으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3%씩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세계면세점은 국내 면세점시장에서 점유율도 지난해 7%대 후반에서 12%대 초반으로 크게 올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양강구도를 위협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루이비통과 크리스찬디올 매장을 연 점도 면세점사업 성장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부터 해외명품의 입점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영업개시 때만 해도 명동점 상품라인업이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9월 루이비통과 크리스찬 디올 매장을 열었다. 신규 면세점 가운데 루이비통 유치에 성공한 첫 사례다. 현재 샤넬, 에르메스 측과도 입점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두 브랜드까지 입점에 성공할 경우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중 유일하게 3대 브랜드를 모두 갖추게 된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 3사의 점포 매출총이익률은 다른 매장보다 높은 40%대”라며 “3사가 모두 입점할 경우 모객 효과뿐 아니라 평균 객단가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파악했다.

명동점의 성공적 운영을 발판으로 강남점과 인천국제공항 DF3구역 점포 역시 늦어도 내년이면 추가로 문을 연다. 사업장 수가 늘어나면서 구매력 확대에 따른 원가부담 절감, 운영 효율성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보복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새 매장의 개장이 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제 막 명동점이 적자를 벗어나고 있는데 또 막대한 비용을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강남은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등이 모두 포진해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황이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장을 한 번에 두 곳이나 늘리는 것은 모험”이라면서도 “명동점처럼만 된다면야 장기적으로 업계에서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