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유통업이 근본적으로 성장한계에 직면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높아지고 있는 규제 리스크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이마트 주가 지지부진, 유통업 성장정체에 규제 리스크 '이중고'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2일 이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1.15% 오른 21만9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마트 주가는 상장된 2011년 6월 이후 같은해 9월 33만 원대까지 올랐지만 현재 20만 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이런 주가흐름은 이마트 실적을 놓고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마트는 다른 대형마트와 비교해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마트가 4분기에 지난해 4분기보다 최대 25%가량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를 놓고 “탄탄한 영업경쟁력을 갖춘 거의 유일한 대형 유통사”라고 평가했다.

오린아 이베트스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마트시장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이마트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대형마트사업이 결국 내수 위주의 유통업인 만큼 이마트에서 더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불안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유통회사 주가도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주가는 2011년 6월 재상장 직후 35만~36만 원대였으나 현재 18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롯데쇼핑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11년 6월 50만 원도 넘었던 주가는 현재 20만~30만 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0% 넘게 오른 점과 대조적이다.

이마트가 올해 들어 점포와 지분을 매각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편의점과 복합쇼핑몰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 하지만 이 사업들 역시 내수 위주인 만큼 언젠가는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업계에서 편의점 포화론이 제기된 지 오래고 복합쇼핑몰은 일정한 규모의 상권이 보장돼야 하는 만큼 빠른 출점이 쉽지 않다.

이마트가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중국시장 공략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뒤늦게 베트남에도 진출했지만 아직 점포 1개를 낸 수준에 그친다.

최근 들어 확산되고 있는 규제 리스크 역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과 출점제한 등이 담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에서 발의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1명은 9월 말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대기업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의 매월 2회 의무휴업 도입 등이 담겼다. 전통시장 주변에서 대규모 점포의 출점도 원천금지된다.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대형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하남과 스타필드고양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안성과 인천 청라 등 2020년까지 수도권 4곳에 스타필드 매장을 새로 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복합쇼핑몰은 교외에 위치해 주말 방문객 수가 월등히 많다. 주말 의무휴업이 도입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