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철강부터 자동차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갖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될 경우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을 진행하면서 자동차 및 부품, 철강, 농업부문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 한미FTA 개정협상으로 직격탄 맞을까 긴장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고 개정협상에 착수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와 철강부문을 불공정 무역의 대표사례로 꼽고 있어 현대차그룹 바짝 긴장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라든지 철강의 무역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이런 저의 우려 표명에 대해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2016년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모두 154억9천만 달러로 미국차 수입액 16억8천만 달러의 9배에 이른다.

미국 이번 자유무역협정 개정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을 높이면 미국에서 한국차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자동차 계열사의 주요 해외시장 가운데 1곳이다. 철강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전체매출 가운데 4% 이상을 미국에서 내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이 줄어들면 현대제철은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부품 계열사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으로 미국이 자동차, 기계, 철강 관세율을 높이면 향후 5년 동안 수출액은 최대 170억 달러(약 19조 원)이 줄어들고 15만4천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정부는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한국기업의 미국 투자효과를 홍보하는 데 애를 써왔는 데 이러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20일 뉴욕에서 대한미국 기업설명회를 열고 “한국 기업들의 미국투자 확대는 미국이 중요시하는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앨라바마와 조지아공장에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해 3만여 명의 고용을 창출했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