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중국사업을 놓고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마트사업은 철수하기로 했지만 백화점은 남겨두기로 했기 때문이다. 
 
강희태, 중국에 홀로 남겨진 롯데백화점 실적개선 부담 커져

▲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중국에서 마트를 제외한 사업은 매각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중국에서 롯데마트를 팔고나면 현지 유통채널 가운데 롯데백화점만 남는 셈이다.

롯데백화점은 현재 중국에서 톈진 2개점을 비롯해 선양, 웨이하이, 청두 등 각 성 중심도시에서 모두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해외사업에서 영업손실 830억 원을 봤는데 이 가운데 80~9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강 대표는 올해 초 사장에 오르면서 “중국사업이 만만치 않아 고민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2월 롯데백화점 차이나사업부문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대표에 올랐다. 적자행진을 이어가던 중국 롯데백화점 안착에 기대가 높았던 만큼 강 대표로서 중국사업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중국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기도 했으나 사드보복에 발목이 잡혔다. 올해 2분기 롯데백화점의 중국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6% 감소했다.

롯데마트가 철수하고 나면 중국 유통망이 느슨해져 롯데백화점도 사업이 한층 더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선양점의 경우 선양 롯데월드 조성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상권을 확대하기가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당초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16만㎡ 규모의 부지에 3조 원을 투자해 백화점과 극장, 아파트, 놀이공원, 호텔, 사무실, 쇼핑몰 등을 짓는 ‘롯데타운 프로젝트’를 계획해 뒀다. 다 지어지면 중국 동북지방 최대의 놀이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 왔지만 사드배치 결정이 발표되면서 지난해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이 때문에 3년 전 준공된 백화점과 극장, 아파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설은 아직 형체도 갖추지 못했다.

8월 중국당국이 폭우 이후 안전조처를 요구해 보완공사를 하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는 기약이 없다. 아파트 역시 4개 동(1860가구) 가운데 2개 동이 입주를 시작했지만 분양률이 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결국 백화점을 포함해 중국 유통사업 전체를 철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안그래도 적자가 이어지던 상황에서 롯데마트 매각으로 사업기반이 흔들리면 오래 버티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롯데마트와 달리 롯데백화점의 경우 사드보복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4분기 중국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1.8% 증가하는 등 개선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점에서 당분간 손해를 감수하고 회복을 노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강 대표는 3년 전 중국 롯데백화점의 흑자전환을 장담하며 “초기에 적자가 난다고 해서 중국시장을 무시한다면 오히려 그게 더 비난받을 일”이라며 “한국에서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제대로 자리만 잡으면 정체 중인 중국 현지백화점을 제치고 롯데백화점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